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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봤다. 막 내린 CES2019 이슈 탑3
위클리포스트
2019. 1. 14. 21:01
[2019년 01월 14일] - 영화이기에 가능하다 여겼던 기술이 현실 속 우리 삶으로 파고들 날이 머지않았다. 이는 곳 사물이 사람을 인지하는 시대가 열렸다는 의미다. 오늘날의 기계란 수동적인 알고리즘에 기반한 일정한 패턴의 동작을 반복하는 사물에 한정 짓는다. 머지않은 미래 현실은 능동적인 알고리즘에 기반해 굳이 사람이 개입하지 않더라도 상황을 감지하고 확률에 기반해 최선의 결과물을 도출한다. 관건은 인간의 영역이라 여기는 학습까지 기계도 가능하다는 것인데, 이미 정립되어 서비스되고 있는 딥러닝이 대표 사례다.
최첨단 기술이 구현하는 세상은 인간에게 막연히 이로울까? 이 또한 악용하면 문제 될 여지는 충분하다.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나온 충격적인 한 장면이라면 기계가 인간을 제거해야 하는 타깃으로 간주하고 공격하는 모습이다. 당시에는 이를 두고 기계의 반란이라 여겼으나, 오늘날의 시대상을 대입하면 이는 인공지능(AI)의 반란에 가깝다. 그리고 CES2019를 통해 우리에게 모습을 보인 기술은 인공지능과 함께 공존해야 할 날이 머지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쯤 되면 인간 세상에 발을 들이기 시작한 자동화된 기술을 우리가 어디까지 받아들여야 할지에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머지않은 미래 세상에 우리와 공존해야 할 핵심기술. 우리가 취해야 할 자세는 무엇이며 어디까지 진화할까? 그 해답은 여전히 모호하다. 인간을 제거해야 할 타깃으로 인지할 것인가 혹은 인간은 조물주로 인식하고 복종할 것인가? 이도 저도 아니라면 인간을 지배하려 들까? 인공지능과 함께 세상을 변화시킬 주요 기술을 뽐내는 각축장. 그 첫걸음인 CES2019에서 화두가 되었던 탑 이슈 3가지를 간추렸다.
《걸어 다니는 자동차, 이게 꿈이야? 생시야??》
테슬라가 촉발한 자율주행이 대수롭지 않게 느껴질 정도다. 오늘날 두 손 놓고 운전해 봤다는 운전자가 나올 정도로 기술 진화가 눈부시다. 완벽하지 않기에 운전자 개입은 불가피하다는 조건이 달렸지만, 서울에서 부산까지 자율주행만으로 도착했다는 게시물은 진즉 넘쳐난다. 하지만 CES2019에서는 자율주행 따위는 한물간 기술로 치부하는지 안중에도 없다. 이제는 걸어 다니거나 혹은 날아다니는 지경에 달했다.
그렇다면 자율주행 수준에 근접하는 것은 자동화한 시스템이 차량을 제어하는 단계인 레벨 3 부터다. 일본 도요타는 렉서스 LS500h 세단을 이용해 레벨 4단계에 근접하도록 개조한 자율 주행 시스템 ‘가비언’과 ‘쇼퍼’를 접목한 프로토타입 차량을 선보였다. 도로 주행 시 위험 상황을 감지하면, 자동차가 판단해 차선을 변경하고 원래 주행 차선으로 복귀하는 기술이다.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아도 차량이 전권을 쥐는 형태인데, 토요타가 미래 먹거리를 향한 속내를 여실히 드러냈다.
현대차는 ‘엘리베이트’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로보틱스 기술이 핵심으로 4개의 바퀴가 마치 로봇이 움직이는 형태로 움직인다. 바퀴로 접근하기 어려운 지형 또는 조건이라면 걸어 다니는 형태로 4개의 바퀴가 걷게 된다. 현장에 공개한 것은 아주 작은 형태로 만든 축소형 프로토타입으로, 현대 측은 “기존 이동수단의 한계를 뛰어넘어 이동성의 개념을 재정의한 엘리베이트 콘셉트카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했다.”고 밝혔다.
하늘을 나는 에어 택시도 등장했다. 자동차라고 하기에는 다소 멀리 와버린 형태인 넥서스는 프로펠러 형태의 팬 4개에 꼬리 부분에 2개를 달아 도합 6개의 팬으로 일명 공중부양하는 형태다. 수직 이착륙으로 최대 중량 600파운드(272kg)까지 원거리 운송을 목표로 했다. 자동차라고 하기에는 드론 혹은 헬리콥터와 경쟁하는 게 더 현실적이지 않겠냐마는 제작사가 자동차라고 고집하기에 일단 자동차 카테고리에 포함했다.
《AMD는 7나노 인텔은 10나노 맞불?》
작년 한 해 끝없는 추락에 바람 잘 날 없던 인텔이 구김살 펼 주자로 내세운 것은 코드명 아이스레이크(Ice Lake)로 알려진 10나노 제품이다. 울트라북과 투인원 시장을 노린 서니 코브(Sunny Cove) 아키텍처에 젠(Gen)11 통합 그래픽 아키텍처를 더했다. 쿼드코어에 802.11ax 지원, 메모리는 DDR4 기반이다. 여기에 레이크필드로 알려진 새로운 플랫폼도 공개했다. 총 5개의 코어 중 4개는 아톰(atom) 프로세서, 1개는 서니 코브 코어로 구성했다. 더 작고 더 얇은 폼팩터를 디자인할 수 있는 유연성이 핵심이다.
노트북 디자인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코드명 아테나 프로젝트는 차세대 기술이라 불리는 5G와 인공지능을 하나로 아우르는 데 초점을 뒀다. 올해 하반기 공개 예정으로 성능과 배터리 효율을 중점으로 미래 노트북 시장의 마중물이 될 전망이다. PC 시장도 겨냥했다. 9세대 코어 프로세서 정비에 나선 것. 앞서 선보인 상징적인 제품 i9-9900K의 계보를 잇는 보급형과 메인스트림 제품군을 추가로 선보여 제대로 된 구색을 갖췄다. 주춤하던 i9 흐름이 탄력받아 나아갈 전망이다.
인텔이 끝없는 내리막길을 걷는 사이 AMD는 리사 수 CEO 사단을 필두로 기선 제압을 성사시킨 것에 이어 이후 버그로 휘청거리는 인텔 쇼크를 기회 삼아 PC와 서버 시장 모두 공고한 입지를 다지는 데 성공한 것이 작년 한 해 벌어진 이슈다. PC 플랫폼에는 라이젠, 멀티미디어 플랫폼에는 레이븐, 엔터프라이즈에서 쓰레드리퍼, 서버 플랫폼에는 에픽이라는 공식을 굳혔는데, CES2019에서는 인텔과 비교되던 계보에 선을 확실히 그거 거리를 두는 변곡점이 될 것을 시사했다.
이번에도 리사 수 CEO는 전면에 나와 청중에게 직접 메시지를 남기는 선택을 택했는데, 2019년에는 좀 더 세밀한 7나노 공정을 도입 CPU와 GPU 둘 모두에서 변혁을 꾀할 계획을 암시했다. 이르면 게이밍 GPU 라데온 Ⅶ 그래픽카드가 내달 베일을 벗는다. RX베가 64 기준 게이밍에서 평균 29% 성능 향상에 이어 일반적인 사용 환경에서는 최대 36% 성능 향상을 제시했다. 발군의 효율로 인정받던 ATI 고유의 영역 3D 렌더링과 비디오 편집 등 최근 시장 변화와 맞물려지는 부분이기에 7나노 공정 태생 차기작은 제 역할을 하는 것만으로도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높일 것으로 보인다.
제시한 일정은 올해 중순.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가 공개되는 시기다. 마찬가지로 7나노 공정에 차세대 아키텍처 젠2(Zen)을 도입했다. 이 소식이 나오는 순간 커뮤니티를 비롯해 개인 사용자는 환호할 정도로 시장에 전해진 파급력은 엄청났다. 특히 직접 언급한 이 구절 “경쟁사 동급 프로세서와 견주었을 때 성능은 같지만, 소비전력은 30%나 줄였다”에서 또 한 번 시장에서 돌풍이 불어닥치겠구나 싶었다. AMD 라는 단어가 오랜 시간 공들여 쌓아 올린 가격 경쟁력에 작년 한 해 뒷받침한 성능이라면 또 한 번 기대할 만할 상황이다.
《돌돌 말아 보관하는 롤러블 TV vs 제약 없앤 마이크로 LED TV?》
같지만 다른 삼성과 LG의 구도에서 후자가 유독 돋보였다는 건 나만의 생각은 아닐 거다. 괄목할만한 성과로 분위기까지 주도한 데다가 기술적인 난이도를 떠나 그 시도 자체는 해외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까지 집중하기에 결코 부족함 없이 완벽했던 쇼맨십까지 발휘했기에 LG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LG가 선보인 건 세계 최초로 화면을 돌돌 말아서 보관할 수 있는 롤러블(rollable)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인데, 모델명 R9는 LG가 남다르게 신경 쓰는 시그니처 라인의 OLED TV다.
과거 블루투스 키보드를 말아서 다닐 수 있게 설계한 기발한 아이디어도 LG의 작품이다. 이번에는 디스플레이를 말아서 보관할 수 있게 한 형태인데, 화면이 나오지 않을 때는 오디오 형태로 의심해도 될 정도의 사각형 박스가 전부다. 크기는 65인치인데, 사용할 때는 말려있던 디스플레이가 풀려 나오며 평탄하게 펴지는 방식이다. LG가 선보인 제품은 공개 이후 호불호가 엇갈렸다.
불필요한 기술이라고 깎아 내리는 평가도 나왔는데 그 자체의 시도는 높게 사고 싶다. 65인치 정도 되는 TV라면 거실 벽 한 공간을 차지할 정도로 거대한 크기와 위용을 자랑한다. 아이가 있는 집에서 TV 한 대 깨 먹는 것을 당연히 여길 정도인데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접어서 보관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아울러 기술의 발전은 늘 우리가 인식하는 것 이상으로 빠르다. 과거 TV만 보관하던 장이 따로 있었고 사용할 때면 문을 열고 옹기종기 TV 앞에 모여 시청하던 정겨운 모습이 추억이라면 미래 거실의 모습은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접어 보관하기에 깔끔한 세련미가 유독 도드라지지 않을까 추정해본다.
LG가 너무 확실한 한 방을 때려서 그렇지 삼성도 나름 선방했다. 게다가 행사장과 떨어진 곳에 별도 전시장을 섭외했고, 사전에 신청받은 방문자에게만 제품을 공개하는 전술을 펼쳐 상대적으로 홍보 효과는 미비했다는 평이다. 삼성 측은 중국과의 기술 격차는 현 단계에서 충분히 벌려놨지만, 혹시나 모를 기술 유출 우려를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현장에서 삼성이 선보인 제품은 그 자체만으로 기술적 완성도는 가히 최고 수준이다. 삼성전자 75인치 마이크로 LED TV는 지난해 선보인 146인치 제품보다 픽셀 간 거리는 4분의 1 수준인 0.83mm에서 0.2mm 정도로 좁히고, 화소 크기는 16분의 1로 줄여 같은 4K 해상도를 구현했다. 작은 화면에서 고해상도 구현이 관건인 기술 경쟁에서 삼성이 따낸 수식어는 최대 최소형이다. 더구나 모듈러 방식 설계로 자유롭게 화면크기를 구현할 수 있고, 해상도와 베젤까지 제약을 없앤 디스플레이라는 점에서 미래 디스플레이라는 단어에 가장 부합하는 제품이다.
By 김현동 에디터 press@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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