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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 내준 국내 게임산업, 여가부 책임론 부각

위클리포스트 2018. 11. 18. 22:36


안방 내준 국내 게임산업, 여가부 책임론 부각
성황리에 폐막 지스타 2018, 하지만 미래는 불투명




[2018년 11월 18일] - 지스타 조직위가 집계한 15일 첫날 총 관람객은 4만 1,584명이다. 이중 비행기 타고 물 건너온 해외 바이어도 1,779명이 포함되어 있다. 수능 당일이라는 것을 고려해도 분명 적잖은 인원이 지스타 행사장을 찾은 격인데 그렇다면 올해 지스타는 성공이라는 마침표를 찍어도 될까? 결론을 먼저 지적하자면 쏠림현상은 더욱 심화했고 숙제로 남았다.

현장에서 느낀 체감경기는 예년보다 못했고 취재차 어려운 걸음 한 취재단 반응도 미적지근했다. 과거 빈자리 선점코자 오전 일찍 알박기하던 모습은 없고 행사장에 가득 찬 관심사는 오직 펍지 한 곳에 쏠렸다. 지난해 배틀그라운드로 주도했던 펍지는 올해 역대급 규모의 경제를 몸소 실현했는데, 전무후무한 규모인 무려 100 부스를 단일 브랜드가 임차하며 돈 지랄에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공식 스폰서는 배그가 아닌 미국 에픽사의 포트나이트였다.

본디 지스타 운영사무국은 미리 정해둔 배치도에 따라 부스 임대를 관행처럼 고수했는데, 예외로 하고 “원하는 위치만 알려줍쇼” 형국으로 위치 선택권에 재량을 베푼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곧 이번 지스타 2018에 펍지는 단순한 큰 손 그 이상의 행사 존립을 좌우할 정도로 큰돈을 쏟은 기업만이 오롯이 누릴 수 있는 특혜를 연상케 했다.

그러한 이유로 현장 분위기를 펍지가 주도한 것은 부인하기 힘든 정황이지만 이는 사용자를 통해 손에 넣은 자본에 기인한 것이지 펍지가 지스타라는 행사가 지녀야 할 가치관에 타격을 가해 회복 불가능한 코마 상태로 진입하게 만들어도 좋다는 허락을 필한 것은 아니다. 올해는 이렇게 지나간다 쳐도 내년에도 펍지가 올해만큼의 돈을 쓰지 않는다면 껍데기만 남은 게임쇼에 어떠한 기업이 흔쾌이 거금을 들여 참여할지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볼 여지가 충분하다.

비단 이번 행사만 그런 것이 아닌 대다수 행사가 대형 스폰서 두세 곳에 나머지 스폰서는 구색 용 들러리 역할을 자청하는 형국인데 그렇다고 쳐도 펍지 쏠림 현상은 지나침을 넘었다. 반면 에픽사의 포트나이트는 중도를 지켰다. 단 예외는 있다. 배그가 PC 하드웨어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지금에 이른 것과 달리 포트나이트를 지지한 업계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이 또한 에픽사가 자초한 형국이다. 모든 돈을 PC 하드웨어를 제외한 곳에만 쏟아 냈다.


내리막길에 접어든 게임산업
여성부 등쌀에 오늘도 마약과 동급
부모 닮아 미련한 머리가 게임 탓?


지스타는 ‘Game Show and Trade, All Round’의 앞글자를 따온 약어다. 시작은 지난 2015년.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소박하게 막이 오른 당시 분위기는 오늘날의 모습과는 확연히 달랐다. 당시만 해도 게임 산업은 천덕꾸러기 신세였다. 얼룩지게 했던 주홍글씨는 지새끼 공무 못하는 탓을 부모 닮아 멍청한 것에서 찾는 것이 아닌 게임이 문제다. 라는 식으로 일관한 일명 부녀자 단체의 등쌀에 밀린 여가부가 자초했다. 물론 이는 지금까지 같다. 게임은 마약이다. 라는 프레임에 게임산업은 또 한 번 위기론에 직면했다.


덕분에 한때 전 세계 1위라는 기염을 토하던 게임산업은 5위까지 추락했고 관련 사업 규모도 위축되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얼마나 심각한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일까?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17년에 발간한 게임백서에 따르면 올해 게임산업 매출은 2.6% 증가한 11조 5천억 원이다. 지난 2015년 10조 원 진입을 알린 이후 불과 2년 만에 1조 원 수치를 달성한 것인데 단순한 논리라면 성장한 셈이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약발이 다해서 오늘내일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 바로 게임산업의 오늘이다.

크게 2가지 문제를 드러냈다. 먼저 PC 게임 시장은 급격한 하락세다. 당장 게임 회사 종사자 규모는 2015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무려 4% 이상이 감소했다. 여기에서 PC 분야 온라인 게임사 종사자 수만 다지면 무려 22% 이상이 이탈했는데, 반대로 모바일 종사자 수는 증가했다. 약 23% 이상이 증가해 PC 하락세만큼 증가추세를 달성했다. 그렇다면 PC의 부족분이 모바일로 이동한 것일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PC 시장에 빠진 인력이 모바일 시장으로 간 것이 아닌 모바일 시장의 인력은 교육 마지고 쏟아져 나온 젊은 피로 수혈 한 것이며, 기존 인력은 이탈했거나 혹은 해외로 자리를 옮긴 상황이다.

덕분에 해외 시장의 성장세와 달리 한국 시장의 게임산업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016년 기준 한국의 게임산업 순위는 미국, 중국, 일본, 영국에 이은 5위에 머물렀다. 그렇다면 과거 PC/온라인 게임은 오직 한국이 최고다. 였던 인식은 어떻게 변했을까? 1위였던 한국은 중국에 이은 2위로 밀려났고, 모바일 게임은 일본, 중국, 미국에 이어 4위로 밀려났다. 해가 더해질수록 한국의 쇠락은 가속도가 붙는 형국이다.

전문가는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정책 부재를 이유로 들고 있는데, 게임산업을 가로막는 제도적인 한계가 대상이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진단이다. 명확히 하자면 오직 한 곳 여가부만이 게임산업을 잠재적인 범죄로 간주하고 산업을 후퇴하는 데 단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위축되도록 정책적, 심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그들 주장의 근거는 이러하다. 서두에서 지적했지만, 청소년이 게임에 중독되어 공부를 안 하고 오직 게임에만 몰두한다는 것.

e스포츠라는 엄연한 한 축으로 성장한 게임산업을 마약과 동급으로 치부하는 분위기 속에서 게임산업이 성장할 수 있다면 그것은 기적에 가깝다. 고로 자기 자식이 부모 닮아 머리 나쁜 탓을 게임 때문에 공부 못 한다는 형국이 가당키나 한 소리던가! 하지만 한국의 여가부를 비롯해 그 휘하의 여성단체는 게임은 마약과 동급이며 청소년 이용에 부작용을 끼친다고 이미 낙인을 찍은 상태다.


공식 메인 스폰서 미국의 에픽
지금까지 유례없던 현상.
온라인 게임 종주국 한국 위상 추락
안방 내주고 밀려나야 속 시원할까?


대한민국 게임산업의 위기론은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지스타가 맨 처음 시작되었을 당시인 지난 2005년만 해도 국내 게임 산업은 초라했다. 오직 PC를 기반으로 하던 게임에서 손꼽히는 몇 곳이 주도하는 것에 불과했으나 그러한 게임 산업이 어느덧 11조 원이 될 정도로 성장했고 전 세계에서 주목하며 장려하는 추세다. 초등학교에서는 S/W 실습이 기본 과목으로 채택되는 실상이나 이 또한 게임은 예외다. 여가부는 게임에 대해 이미 청소년에게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는 놀이로 명명한 게 오래전이다.


이러한 논리는 결국 이번 지스타 2018에서 메인 스폰서를 미국에 내주는 데 일조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던 일. 게임산업 종주국의 위상은 과거의 일에 불과하며 그 자리는 미국, 중국, 일본, 영국이 주도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한국 게임 개발자뿐만이 아닌 개발사를 통으로 흡수하는 정책을 펴고 게임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내리막길을 걸으며 없어진 한국의 게임 개발사가 향한 곳이 다름 아닌 중국이라는 것.

1세대 개발자와 개발사가 만든 온라인 게임 종주국의 위상은 오늘날 여가부의 어처구니없는 탄압과 흑색 논리에 설 자리를 잃고 한국을 떠나 중국으로 안착한 상황이다. 자식은 부모를 닮는다. 자식이 공부를 못한다는 결과는 부모 두뇌가 멍청하다는 의미. 온라인 게임에 빠져 공부를 못하는 것이 아닌 원래 부모 닮아 멍청한 탓에 온라인 게임에 몰두한 것이지 그러한 아이가 공부에 정력을 쏟는다 한들 성적 상승을 기대한다면 그거야말로 기적일 수 있다. 온라인 게임을 마약으로 치부하고 작금의 상황을 초래한 여가부의 논리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


By 김현동 에디터 cinetiq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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