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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란도스포츠 껍데기 바꾼다고 렉스턴스포츠 되나?
위클리포스트
2018. 1. 9. 08:58
▲ 코란도스포츠 허브베어링 부식 문제에 귀닫은 쌍용차.
글·사진 : 김현동 에디터 cinetique@naver.com
[2018년 01월 09일] - 지난 2017년 2월, 법원은 쌍용차를 상대로 제기된 연비 과장에 따른 손해 배상 청구 1심 소송에 대해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쌍용차 차량의 실제 표준 연비와 차량에 표시된 연비 사이의 오차가 허용 오차범위인 ±5%를 초과하고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며, 특히 “실제 연비는 운전자의 습관, 도로환경 등에 따라서 크게 달라진다. 쌍용차가 법에서 정한 방법·조건을 준수해 표준 연비를 측정하고 표시했다면 관련 법령을 위반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제조사의 손을 들었다.
해당 소송은 쌍용자동차 코란도스포츠 CW7 4WD 차량 구매자 851명이 집단으로 제기한 건으로 국토교통부의 적합 조사 결과 해당 차량의 실제 복합 연비는 리터랑 10.0km이고 이는 쌍용차가 표기한 복합연비 11.2km와 대조했을 때 10.7%나 낮은 수치라며 손해에 따른 총 7억여 원을 배상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물론 구매자 입장에서는 수긍하기 힘든 결과다. 차량 구매자는 1심 결과에 대해 수긍할 수 없다며 항소했고, 결과를 뒤엎지는 못했다. 약 4개월 뒤인 6월 열린 항소심에서(서울고법 민사15부) 재판부는 "3%의 허용오차를 표시 연비의 적법성 판단이나 차량의 하자 판단 기준으로 삼기엔 부족하다"며 "3%의 허용오차가 사회 통념상 수인한도(서로 참을 수 없는 한도)라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근거가 없다"며 차량 제조사의 위법사항이 아니라고 재차 결론지었다.
▲ 쌍용자동차, 코란도 스포츠 4WD(6 A/T) 연비 보상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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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경쟁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송사에서도 결과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지난 2016년 10월 현대자동차 싼타페 구매자 1,890명이 제조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이는 "2014년 6월 국토부의 싼타페 연비 측정 결과 측정된 실제 복합연비가 리터당 13.2km로 현대차가 표시한 복합연비 14.4km보다 8.3% 낮게 나타났다"는 것에 근거한 움직임이다. 당시 보상액은 총 7억3000여만 원(1인당 41만4000원)에 달했다. 물론 법원은 제조사의 손을 들었다.
비슷한 시기 산업통상자원부가 싼타페 사후관리조사 결과를 공개했는데 실제 복합연비가 리터당 14.3km로 확인됐다. 사실상 제조사의 표기에는 문제없다며 연비 논란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제조사는 웃었지만, 소비자는 울었다. 최소 2천만 원에서 최대 4천만 원 까지 쌩 돈을 들여 사들인 차량의 연비가 애초에 내세웠던 계약사항과 일치하지 않음에도 보상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이의를 제기했음에도 정작 국가 조차도 사기업의 농간에 놀아나 문제가 없다고 한 뜻으로 외치고 나선 상황이니 그저 실소를 지을 뿐이다.
현행법도 맹점이 분분하다. 분명한 것은 자동차 제작사 표기 연비가 관련 부처 평가 기준에 따라 측정한 실제 연비보다 5% 이상 낮을 경우에만 자동차 관리법 위반에 해당한다. 즉 법규 위반을 가늠하는 허용오차범위는±5%이며, 이의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는 것인데 제조사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악용할 여지가 다분하다. 게다가 연비에 대해 재판부는 도로조건, 운전습관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달라진다는 부가 설명을 덧붙여 향후에도 제조사를 상대로 논란이 시작될 경우 빠져나갈 여지를 열어놨기에 이의 조건까지 대입하면 사실상 소비자가 제조사를 상대로 이기는 것이 불가능 하다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 소비자가 봉인가? 언제까지 당하고 살아야 하나?
만들어주는 대로 타라는 자동차 제조사.
지금이 쌍팔년도!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가 핵심
그렇다면 유독 충성심이 깊은 쌍용자동차 오너가 제조사를 상대로 단체 행동을 불사한 이유는 왜일까? '사골(껍데기만 바뀌고 내부는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해서 사용자가 붙여 준 별명)'이라는 비아냥거림에도 한결같이 그래도 자동차는 쌍용차라고 외쳐온 이들 운전자는 쌍용차의 안하무인 격 태도가 도를 넘었다며 분노한다. 계속된 논란에도 한결같이 외면하고 모호한 정책만 고수해온 사측의 일관된 고객무시에 대한 경고라는 것이다.
단순히 연비 과장에 따른 일시적인 움직임이 아니라는 것이며, 종국에는 비용지출이 불가피 한 근본적인 설계 오류로 인한 문제이기에 제조사가 나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 고로 지속해서 제기했음에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은 것에 따른 분노가 결국 소송이라는 형태로 표출된 것으로 봐야한다.
그렇다면 골이 깊어지던 시점은 언제일까? 단초는 쌍용차 바퀴 빠짐이 보고되던 무렵이다. 쌍용이 자랑하는 고급 SUV 라인업 렉스턴 브랜드에 흠집이 나던 시기다. 지난 2013년부터 코란도스포츠, 렉스턴 차량이 다수 포함됐다. 이들 차량에서 주행 중 바퀴가 빠지는 문제가 보고됐으나 쌍용차는 차량 하자가 아닌 소비자 과실로 분류해 수리비를 청구해왔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 됐다. 당시 렉스턴은 대한민국의 1% 라는 슬로건으로 프리미엄을 내세우던 차종이다. 절대로 있어서는 안될 일이었지만 쌍용차는 초반에 철저하게 외면했다.
▲ 적반하장 현대·기아차 텃새에 빈정상한 쌍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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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제조사는 해당 이슈에 대해 '하자 없다'고 일축했으나 이후 국토교통부 조사결과는 매우 심각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진상이 드러났다. 총 11만 2,920대에 달하는 차량이 리콜 대상으로 확인되었고 이는 2005년 6월 1일부터 2010년 11월 17일까지 생산된 렉스턴, 카이런, 액티언, 액티언 스포츠까지 사실상 당시 도로에 굴러다니던 쌍용차 상당수 차량 라인업에 문제가 있음이 확인됐다. 동호회를 중심으로 집단 행동이 없었더라면 잊혀졌을 사건이다.
그렇다면 이후 등장한 코란도스포츠는 문제가 없을까? 바퀴 빠짐 문제만 자유로울 뿐 별반 다르지 않다. 이번에는 미션문제와 제동장치 결함으로 불똥이 튀었다. 동호회를 중심으로 비트라 미션에 대한 문제가 지속해서 언급되었으며, 심지어 1년 사이에 2회 이상 교체/수리받은 차주도 상당수 등장하면서 미션 내구성에 대한 심각성이 부각됐다. 엑티언스포츠에서 라인업 변경으로 단종된 이후 생산된 코란도스포츠는 전면 케이스 갈이만 했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내부 형태는 전작인 엑티언스포츠와 흡사하다. 상당수 부품도 그대로 공유하고 있을 정도로 상품성 개선은 뒷전으로 미뤄진 상태다.
그런데도 별다른 불만 없이 차를 선택해온 쌍용 차량 오너. 하지만 동호회를 중심으로 미션 이상이 지속으로 제기되었고 결국 제조사도 외면한 문제 해결에 나선 사용자의 눈에 들어온 것은 코란도스포츠에 장착된 비트라 미션은 설계 당시 전륜 기반 차량에 쓰일 것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내용. 코란도스포츠와 같이 후륜 형태에 적용시 미션에 부하가 가중돼 내구성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실제 같은 미션을 사용한 코란도C에서는 비트라 미션 고장에 따른 수리가 거의 없다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는 사용자가 많다는 것을 수상히 여기면서 이의 차이가 확인됐다.
그렇다면 차량 제조사는 이에 어떻게 대응했을까? 보증기한 내 수리만 무상이며, 이후 유상으로 진행을 고수하고 있다. 150만 원에 달하는 수리비가 고스란히 차량 구매자에게 청구되는 실정이며 이 때문에 보증기한이 지나 미션 문제가 불거진 차량 오너는 14년 이후 차량에 도입된 벤츠 미션 혹은 아이신 미션으로 스와프하는 형식으로 자발적인 문제 해결을 찾아 나섰다. 오늘날 사용되는 바로 그 아이신 미션을 말한다. 어차피 수리비는 약 150만 원 정도를 소진해야 하는데 또 고장 날 가능성이 높은 미션이라면 조금 더 들여 검증된 미션으로 교체하는 것이 속편하다는 계산이다.
불만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급한 나머지 쌍용차는 2014년 형식부터 코란도스포츠 미션을 비트라 6단에서 벤츠 5단으로 슬그머니 변경했고 결국 연비도 동반 하락하며 자동차의 흐름에 거슬리는 정책을 펴냈다. 이러한 논란에서도 충성심을 보인 코란도스포츠 차주의 불만이 한계를 드러낸 결정적인 한 방은 제조사의 무책임한 자세다. 그만큼 알아 듣게 이야기 했음에도 반응 없고, 미션 리콜 혹은 미션 보증 연장이 아닌 뜬금없이 3월 이후 생산 차종부터 벤츠 미션으로 슬그머니 설계를 변경하는 꼼수를 적용하며 기존 제품은 단종 이라는 굴레를 지웠다. 책임지지 않는 길을 걷는 최악의 악수를 둔 것이다.
게다가 제동장치 결함은 쌍용차의 고질병이다. 특히 코란도스포츠는 전륜 주차만 핸드브레이크가 고정되는 치명적인 결함을 지니고 있다. 후륜 방향으로 차를 주차할 경우 핸드브레이크가 제대로 걸리지 않는다. 이러한 특성으로 일부 운전자는 와이어 장력을 주기적으로 점검하지만 결국 근본적인 문제는 그대로인 상황이라 일시적인 땜빵처분에 불과한 상황이다. 사실상 설계 결함으로 추정할 수 있다.
# 절대 밀리지 않는 쌍용자동차의 이상한 한 수
차량 불만에도 귀 닫고 눈 닫고 할 말만 하는 제조사
문제 수정 혹은 보완은 외면, 신차 출시에만 전전
이후에도 코란도스포츠는 수시로 부품 변경이라는 기조를 충실하게 이행했다. 15년식에서는 실내 익스테리어가 변경되었고 이 과정에서 처음으로 핸들 디자인이 승용차 형식으로 변경됐다. 16년식에서는 시트 온도 조절 기능이 가능한 바이메탈을 장착해 처음으로 3단 온도 조절을 가능케 했다. 그렇다면 기존 코란도스포츠에서는? 미약에서 최대 뜨거움으로 오락가락 하는 방식으로 열이 올랐기에 이 또한 불만 사항이었으며, 특히 공조기는 온도 조절이 되지 않은 말뿐인 오토 디지털 공조기로 악평이 자자했다. 참기 힘들 정도로 뜨겁거나 아니면 매우 춥던가 2가지 옵션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이쯤에서 상품성 강화에 신경써야 할 것인데 쌍용은 여전히 그 버릇 개 못주고 다시 분노를 산다. 결국 벤츠 5단 미션은 16년 7월을 기점으로 다시 아이신 6단 미션에게 바통을 넘겨주고 2년 만에 자취를 감췄다. 이렇게 코란도스포츠는 딱히 이렇다 할 이유 없이 부품이 수시로 변경되는 식으로 같은 연식이라도 부품이 다르면서 혼란을 자초한 상태다. 단일 차종에서 미션 변경이 이렇게 자주 일어나면서도 설명 한 마디 없는 회사가 바로 쌍용자동차였다. 그렇다면 이번에 코란도스포츠 후속 Q200 렉스턴스포츠가 1월 9일 공개되는데 여기에는 무슨 미션이 탑재되었을까? '사골'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회사답게 전통을 잘 계승했다. 코란도스포츠에 16년 7월을 기점으로 적용되면 바로 그 미션이 대물림되어 쓰인다는 것. 그렇다보니 렉스턴스포츠의 탈을 쓴 코란도스포츠 18년형이라는 말도 나온다.
▲ 급조한 홈페이지에는 멀티링크로 표기했다. 하지만 코란도스포츠와 동일한 5링크 리지드액슬 방식을 차용했다.
렉스턴의 계보를 잊는 한 체급 위의 프리미엄 차종임에도 정작 핵심 부품은 코란도스포츠에 쓰인 것과 같은 형식을 답습하고 있으며 단지 개선된 것이라곤 실내 익스테리어와 외부 디자인 정도. 전문용어로 페이스리프트 형식으로 출시된 차종이 렉스턴스포츠라고 보면 옳다. 물론 조금은 더 편리해졌고 조금은 더 상품성이 올라간 이유로 기대를 모르고 있으나 결국 가격도 소폭 인상분이 반영되었다는 점에서 그리 대단하게 볼 여지는 아니다. 여기에 차동기어라 불리는 LD를 비롯 다양한 장비는 결국 통일 데후가 아닌 코리아 데후 위주로 보급할 길을 열었다고 보면 된다. 기존 코란도스포츠에서는 로또라 불리던 형편성 문제를 수익으로 연결지은 노림수다.
사실상 코란도스포츠라는 네이밍을 사용해도 되었던 차종에 대해 엑티언스포츠를 정리하던 과거와 마찬가지로 차량 단종이라는 절차를 밟았고 그 후속작을 금일(9일) 공개한다. 지금까지 해왔던 그대로 별반 달라진 모습이 없음에도 사골이라고 불리는 제조사였기에 네이밍과 외형 변화에 대해 주요 언론은 대대적인 극찬에 나설 것이 자명하다. 정작 개선되어야 할 점은 여전히 불만이 끊이지 않던 사후 서비스이며 경쟁사 대비 낙후된 기술력에도 한결같이 눈 가리고 귀 닫고 소통한 나머지 엇박자로 나아간 차량 제조사인 쌍용차의 신뢰가 추락하는 배경이다.
▲ 동호회에서 이뤄지는 허브베어링 점검. 쌍용차는 외면하고 있다.
코란도스포츠의 단종으로 감춰질 논란은 또 있다. 바로 허브베어링이다. 이 또한 동호회를 중심으로 바퀴축의 허브베어링이 원인불명 하자로 부식되는 치명적인 결함이다. 극압그리스를 바르는 형태의 정기적인 허브베어링 점검 모임이 동호회 마다 구성될 정도로 부식이 만연함에도 쌍용차는 2년 보증 기한내에만 해당 결함에 대해 무상 수리를 지원하고 있다. 보증이 끝나면 30만원이 넘는 수리비 청구로 또 한번 골머리를 앓는다. 동호회에서 지적한 점은 크게 3가지로. ▲고무씰링 하자 ▲안쪽에서 물이 들어오는 구조 ▲설계 오류까지 쌍용차는 이에 대해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그것 조차도 차량 단종을 선언하면서 논란에서도 자유롭게 됐다.
또 한 번 쌍용차 오너가 긴 한숨을 쉬며 제조사를 상대로 실망을 하게 되는 근거다. 대한민국의 유일한 픽업 제조사이자 가장 오랜 역사를 지녔다고 평가받아온 한 회사가 코란도라는 네이밍을 지녔던 차량은 아예 제조 설비 자체를 러시아에 통으로 매각하고 그 정신을 되살릴 것이라며 되살린 브랜드 코란도스포츠는 난데없이 시대의 뒤안길로 자취를 감추게 됐다. 아직도 쌍용차 오너는 20년을 훌쩍 넘긴 뉴코란도를 기름치고 닦고 조이며 생명 연장의 꿈을 실현하고 있다. 제대로 된 부품 리스트 하나 없어 고물상을 뒤지고 그것도 부족해 동호회 회원이 부품을 직접 생산할 정도로 팬덤이 두꺼운 브랜드였다. 하지만 매번 정책도 전략도 부재한 형태로 이뤄지는 신차 출시에 실망만 깊어지고 있는 상태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코란도스포츠의 자리를 대체하게 될 후속 렉스턴스포츠 Q200 또한 같은 노선을 달리게 될 정황이 다분하다. 신차의 탈을 쓰고 있지만, 동시에 비운이 될 신차. 이 회사의 차량에 대해 더는 충성심으로 접근하지 말 것을 주문하는 이유다. 이미 쌍용의 정신은 오래전에 실종된 지 오래며, 뭐가 그리도 급했던지 순정이랍시고 어설프게 애프터마켓 부품까지 급조해 완성한 차종 앞세워 시류에 편승할 노림수만 꾀하는 건지 그저 실망스럽다. 유일한 픽업이라는 타이틀도 부끄러운 코란도스포츠의 후속. 쌍용이라는 단어가 쌍욕으로 변해버린 까닭에 충성 고객 사이에 렉스턴스포츠 불매 목소리가 들리는 건 쌍용자동차가 벼랑끝에 서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