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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향한 의구심. 게임과 콘텐츠 세상의 대안일까?

위클리포스트 2018. 10. 18. 13:19


9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향한 의구심. 게임과 콘텐츠 세상의 대안일까?
불안과 우려 속에 베일 벗은 인텔 9세대 코어 프로세서




[2018년 10월 18일] - 많은 유저가 애타게 기다리던 9세대 인텔 코어 ‘i9-9900k’ 시리즈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당장 19일부터 판매를 알린 문제의 제품은 무려 1년만에 선보이는 야심 찬 신작이다. 맥없이 흔들리는 인텔을 상대로 AMD는 라이젠 프로세서를 내세워 위협적인 성장을 이뤄내다 보니 어느 때보다 기대와 우려가 섞인 분위기다.

누가 뭐래도 인텔은 부인하기 어려운 위기상황이다. 하지만 내막은 우리가 알던 것과 전혀 다르다. 제품이 안 팔리는 게 문제가 아니라, 제품이 없어서 못 팔고 있는 게 핵심이다. AMD가 인텔의 콧대를 납작하게 누른 것이 아닌 시간이 필요한 일이라 관망했다는 표현이 더 옳다. 일각에서 외친 AMD에게 시장의 포문이 열린 것은 전혀 사실무근. 오직 제품 공급이 시장 수요를 도무지 따라가지 못한 결과다.

덕분에 인텔의 헛기침 한 방에 유통 현장의 변동 세는 요동쳤다. 8세대 주력 제품군의 가격이 전 세계적으로 평균 30%가량 오르는 등 극심한 공급 부족에 시달렸다. 물론 9세대에 집중해왔기 때문이라는 것이 인텔의 변론이긴 하다. 심지어 AMD도 상승세에 올라타 근 시일 내로 가격 인상을 확정 지을 전망이다.

17일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진행된 신제품 발표회에도 기자들의 질문은 프로세서 자체의 성능보다 국내 입고량 부족, 결정되지 않은 한국 가격, 보안 우려 등 부정적인 이슈에 집중됐다. 발표를 맡은 인텔코리아 이주석 전무도 이에 관한 질문들이 나올 것을 예상했다면서도, 명확한 답변은 내놓지 못했다. 본격적인 양산은 2019년에나 가능해질 전망이다.


그런데도 기대는 되는 9세대 프로세서.


인텔 9세대 프로세서는 8세대처럼 AMD 견제의 성격을 완전히 벗지는 못했다. 그러나 2개의 코어를 추가해 기본 8코어로 AMD와 균형을 맞췄고, 원가 절감의 목적으로 버렸던 STIM을 다시 적용해 발열 이슈를 제거했다.

‘세계 최강의 게이밍 프로세서’라는 자신감을 피력한 것처럼 공개한 FPS(frames per seconds, 초당 프레임) 테스트 결과는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 ‘레인보우 식스 :시즈(Rainbow Six : Siege)에서 최대 309FPS, ‘포트나이트(Fortnite)’에서 최대 224FPS, ‘카운터 스트라이크 : 글로벌 오펜시브(Counter Strike : Global Offensive)에서는 최대 440FPS, ‘플레이어언노운 배틀그리운드(PlayerUnknown Battleground)에서는 최대 221FPS를 기록했다. 테스트 환경에 대한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 기다림을 보상받는 수치임엔 틀림없다.

게이밍 뿐 아니다. 무겁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어도비 프리미어(Adobe Premiere) 사용 시 전 세대 대비 영상 편집속도를 최대 34% 높였다. 콘텐츠 제작이 리테일 시장의 승패를 좌우하는 이 시대에 매력적인 요소다. 7세대, 8세대에서 강조했던 4K는 한 마디도 언급되지 않을 정도로 발표회는 속도에 집중됐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한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영상 편집을 동시다발적으로 해야 할 이슈가 점점 증가하는 상황에서 인텔이 영민한 메시지를 던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성능이 가격을 제압할 수 있느냐가 관건


이 전무는 “아직 협력업체와의 협의가 덜 됐다”며 국내 가격이 결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데 i9-9900K의 미국 현지 가격은 480달러로 50만 원이 훌쩍 넘는다. AMD 라이젠 7 2700X보다 20만 원 가까이 높은 가격이다. 물론 성능은 20% 이상 뛰어나다. 좋은 만큼 비싸게 팔아왔던 인텔의 전략이 이번에도 성공할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물론 인텔은 언제나 팔 수 있는 양보다 사고 싶은 사람이 더 많았기 때문에 드러내는 자신감이겠지만, 조금은 섭섭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얼마나 발전했느냐가 보다 중요해진 이유는 AMD의 공격적인 움직임 때문이기도 하다. 인텔 9세대의 벤치마크가 논란이 되자 AMD는 라이젠 7 2700X를 319~329달러에서 280달러 미만으로까지 은근슬쩍 떨어뜨렸다. 가격 측면 매력으로 인텔로 이탈할 소비자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신제품을 출시하고도 인텔의 어깨가 무거워진 부분이다.

성능을 강조하고자 하는 인텔의 신작 라인업은 11월 출시 예정인 코어 X-시리즈와 12월 예정인 W-3175X 프로세서에서도 잘 드러난다. 18코어까지 확장이 가능하고, 인텔 메시 아키텍처(Intel Mesh Architecture)를 기반으로 제작해 레이턴시를 감소시켰다. 특히 W-3175X의 경우 고도의 스레딩을 요하는 애플리케이션들을 위해 잠금 해제된 상태로 출시된다. 다분히 전문가들을 겨냥한 제품이나, 콘텐츠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시대 흐름을 반영해 개인 인플루언서(influencer)들에게 까지 좋은 반응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다.


어쨌든 핵심은 여전한 매출 창구인 게임


가장 많은 사람이 기대한 것은 어쨌든 데스크톱용 CPU, i9-9900K일 것이다. 7세대가 4K, 8세대가 콘텐츠에 힘을 상대적으로 더 줬다면 9세대는 철저히 게이밍을 강조한다. 본사 발표회 당시 인텔은 코어 i9-9900K의 성능을 입증하기 위해 두 대의 가상머신에 설치해 ‘배틀그라운드’를 시연하기도 했다.


아직 논란이 끝나지 않은 부분이지만, i9-9900K는 벤치마크 결괏값에서 AMD 라이젠 7은 물론 다른 어떤 기존 제품보다 우위의 성능을 입증해 보였다. 그 격차가 좁아지고 있다는 것은 여전히 인텔에 아픈 부분이나, 언제나 속도와 성능에 목마른 사용자들을 가장 충족시키고 있는 회사 역시 인텔임은 부인할 수 없다.

가격에 대한 부담보다는 공급에 대한 부담을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인텔의 숙제로 보인다. 이 전무가 이날 밝힌 것처럼 역성장하던 PC 시장이 미국 경기호황과 함께 갑작스럽게 성장한 것은 글로벌 이슈이기 때문에 이른 시일 내에 해결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세계 시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게이밍 강국인 우리나라 입장에선 인텔의 게이밍 프로세서 선언이 반가울 법하다. ‘인텔 9세대 출시일’을 매일같이 검색하며 학수고대하던 주 고객 역시 게이머다. 한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 준비를 끝낸 것은 분명해 보인다.

By 김신강 에디터 merrybunn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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