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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삼총사, 남자에게 우정이란?

생활/문화/리뷰

by 위클리포스트 2011. 12. 5.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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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나라는 문구를 내세워 은근히 과시하는 남자의 우정. 여성은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장면이다. 우정하나를 가지고 거창하게 포장하는 기술은 삼총사가 단연 최고다. 시작부터 끝까지 우정을 빌미로 생사고락을 함께 하는 그들을 보며, 우리는 낭만과 로맨스 그리고 짜릿한 쾌감을 간접으로 체험한다. 

게다가 귀에 익숙하게 들어 내용을 훤히 꿰뚫고 있는 사람이 다수 임에도 삼총사가 전하는 내용에 쉽게 식상함을 토로하지 않는 것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내용에 빗대어도 손색없는 사회 변화가 주된 이유다. 

왕실 총사인 아토스, 아라미스, 프로토스 그리고 달타냥까지. 네 명의 남자를 둘러싸고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에 보는 이는 손에 땀을 쥐며 가슴 두근거리는 기대감에 관객은 초조하기는 커녕 오히려 다음 전개될 내용은 해피엔딩이 될 것이다라고 확신한다. 

삼총사가 주는 매력. 다름 아닌 진실과 거짓 그 속에 바로 잡아지는 정의는 살아있다는 통설이 그대로 통용되기 때문이다. 물론 어폐는 있다. 게다가 내용을 곳이 곳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세부적으로 따져보면 복수에 복수극이기 때문이다. 

내용인 즉 쌍둥이로 태어났지만 몇 분 늦게 세상에 나왔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해야 했던 억울함에 오랜 시간 복수를 준비해온 또 다른 왕의 잔인한 복수극이다. 누가 옳다 누가 틀렸다가 명쾌히 나눠지지 않지만 답은 시작부터 정해졌다.

1등만 기억되는 더러운 세상. 이라는 한 개그맨의 통설이 그럴싸하게 통하는 뮤지컬. 삼총사에서는 1등이 정의로 기억되며, 그가 곧 선을 상징하고 대변한다. 

너무도 사회상과 일치하는 삼총사를 우리가 모두가 환호하는 것은 익히 듣고 보고 배웠던 모든 배경을 그대로 따르고 있기에 여타 공연에 비해 현저히 낮은 거부감이 한 몫 한다.


| 가족 및 단체관람 그리고 해외 팬 환호

유독 단체 관람이 많은 작품이다. 만화와 책 그리고 영화 등 다양한 매체로 다룬 친숙한 내용은 세대별, 성별 그리고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친근하다. 모든 인기 조건을 아우를 경우 기존 공연 모두를 취합한 것보다 공연장의 문턱은 현저하게 낮다. 즉 종합해보면 시나리오 단계부터 삼총사는 대중화를 위해 준비된 작품이며, 계산이 적중했다.

여기 한 가지 더. 해외 팬의 쏠림 현상이 유독 심하다. 혹자는 말한다. 윤기준 등의 스타급 배우를 캐스팅 한 것이 주요 이유라고. 틀린 말은 아니다. 게다가 아이돌 가수까지 포함되었으니 마케팅 측면에서 결코 부족함이 없다. 탄탄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인기 연예인을 앞세운 홍보까지 모든 것을 완벽히 갖췄다.

다만 삼총사의 인기 배경을 단순히 인기 연예인에 편승한 거품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인기라는 것을 조작할 수 있다면, 공연계에 가뭄 혹은 보릿고개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삼총사는 철저히 상업화된 작품의 결과이자 치밀하게 계산된 결과의 산물임이 확실하다. 그리고 모든 것을 가능케 한 것은 탄탄한 시나리오 때문이다. 아쉬운 점도 있다. 해외 팬과 팬클럽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억지스럽게 삽입된 이벤트가 그 것.

집중력을 요구하지 않는 소재에 무게감이 적기에 부담 없이 관람할 수 없는 것은 삼총사의 큰 매력이지만 반대로 중독성이 낮기에 관객을 유도하는 힘이 부족하다. 공연 중반에 낚시를 하는 과정에서 팬을 상대로 기념품을 낚는 등의 이벤트는 흡입력을 상대적으로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흠이다.

팬의 입장에서 이 같은 이벤트를 통해 애정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으나, 순수 관객의 입장에서는 다소 억지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풍긴다. 비싼 비용 지불하며 찾아온 관객에게 완벽하게 훈련된 한편의 작품을 통해 감동을 남기는 것이 아닌 두터운 팬 층을 의식해 이벤트를 마련했고, 이를 통해 웃음을 선사하는 것은 신중하지 못한 자세로 평가된다.

| 국민 뮤지컬에 등극, 발전 가능성 무궁무진

삼총사의 발전 가능성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아직도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두고 있다. 도서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선보였으며, 영화를 통해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작품으로 등극했다. 그리고 뮤지컬과 연극으로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삼총사와 관련된 캐릭터나 부가 사업은 제로에 가깝다.

오히려 삼총사의 인기에 편승해 아무런 연관도 없는 쌀 판매가 상대적으로 수혜를 누리고 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수혜는 장사꾼이 가져가는 형상이다. 물론 삼총사 기획사 측은 이렇게 모아진 쌀을 연말 불우한 이웃돕기에 전량 기탁했다. 결과는 훈훈한 미담이지만 과정은 왠지 씁쓸함을 떨칠 수 없다.

대중화에 한 발 다가선 공연계는 아직 배고프다. 삼총사와 같은 작품이 더 많이 필요한 이유다. 그렇기에 연말 공연계 특수를 노린 반짝 이벤트성 작품이 아닌 국민 뮤지컬이라는 칭호에 어울리는 연계 상품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2011년 초 1월 12일, 뮤지컬 삼총사가 100회 공연을 기록한 날이다. 그럼에도 뮤지컬 삼총사는 제대로 된 기지개를 펴지 못했다.

김현동 cinetiq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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