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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역사상 ‘가장 값싼’ 보급형 벤츠, B클래스 ‘B200’ 마이비(My B)

자동차/시승기/리뷰

by 위클리포스트 2015. 2. 23.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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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시승기  ]
벤츠 역사상 ‘가장 값싼’ 보급형 벤츠
B클래스 ‘B200’ 마이비(My B)





- 화려함과 소박함이 공존하는 이 녀석
- 오붓한 가족나들이에 ‘딱’ 안성맞춤 B클래스
- SUV와 CUV의 중간, 해치백 스타일 컴팩트카

글·사진 : 김현동(cinetique@naver.com), 정경학(자동차 PD)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http://www.mercedes-benz.co.kr/)



‘벤츠’ 하면 단순히 떠오는 이미지를 정리하자면 일단 가격이 비싸고, 나이 들어 보이는 데다가 매우 고풍스럽다. BMW와 아우디, 폭스바겐 등의 브랜드와 같은 선상에 놓기에 부끄러울 정도로 프리미엄이 붙는 이 녀석의 이름값은 도도하다 못해 무뚝뚝할 정도이니까. 벤츠는 역시 벤츠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그렇다 보니 벤츠가 3,000만 원 대 가격의 보급형 차량인 B클래스를 내놓는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그래 봤자 벤츠잖아.’라며 비아냥거렸다. 설령 벤츠가 가격을 내린다 한 들 얼마나 내려가겠느냐는 것이다.

실제 2007년 처음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한국 시장에 벤츠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 현지를 타깃으로 내놓은 B클래스의 첫 모델 ‘마이비(My B)’의 등장을 목격한 사람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무려 12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자동차 회사가 한국 사용자의 입맛을 타깃으로 제품을 내놓는다고 했을 때 상당수의 반응이 ‘설마’라는 것은 예상했던 수순. 그도 그럴 것이 마이비는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B200’으로 팔리던 모델이기에 이대로 들여왔을 때 십중팔구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 동남아시아용 저가 자동차’라는 이미지를 피할 수 없었던 것.



벤츠코리아는 이를 고려해 제법 머리를 잘 굴렸다. 한국에서만 접할 수 있는 범접할 수 없는 브랜드랍시고 그럴싸 하게 포장을 했는데 그게 바로 ‘마이비’다. 전 세계 어디를 통틀어 이러한 브랜드는 지금껏 등장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등장할 가능성은 제로다. 그만큼 벤츠코리아가 일찍이 한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봤다는 것인데, 어느덧 8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리고 당시 들여온 B클래스의 한국형 네이밍 모델 ‘마이비’는 성공이라는 타이틀을 달아도 될 정도로 제법 팔렸다. 2012년에는 2세대 모델로 성능을 업그레이드하면서 한층 상품성도 향상됐다.

기존의 ‘벤츠 스타일’은 개나 줘버린 마이비 특유의 둥글둥글한 외형은 젊은 층에게 어필하기에 충분하다. 때마침 불티나게 판매된 폭스바겐의 골프와 현대자동차의 i30의 연이은 등장이 해치백 스타일 전성기를 앞당겼다. 2007년 한국에 한 발 먼저 발을 들여놓은 ‘벤츠 마이비’에게 이 같은 분위기가 판매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충분해진 것. 뭐 단호하게 평가하자면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 장 보러 다니는 육아용 차의 반란
SUV와 CUV의 중간 시장을 절묘하게 노려
해치백이라 칭하기에는 성능이 제법
그래도 벤츠는 역시 벤츠다.




문제는 해치백 스타일의 차량이 지닌 편견이다. 아무리 발버둥을 친다 한 들 결국은 엄마들이 아이 통학용 또는 장 보러 다닐 때 사용하는 차량의 이미지를 벗어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그나마 골프나 i30은 젊은 층이 반응을 보이자 에프터마켓이 돈벌이로 나서면서 꿈틀거리는 혈기에 불을 짚었지만, 벤츠는 그럴 수도 없다. 왜냐 벤츠는 벤츠이기 때문이다. 튜닝빨이 먹히는 차량이 있지만 벤츠처럼 애초에 튜닝과는 거리가 먼 차량도 있다. 벤츠는 그런 도도함을 소비자에게 어필했고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상품성을 발휘한다.



‘마이비’는 그러한 차다. 게다가 시승해본 마이비는 1세대 차량이다. 즉 2007년 한국땅이 처음 발을 들여놓은 초기 모델로서 지금 판매되는 모델은 2세대 CDI 타입이다. 구형과 신형의 차이는 처묵처묵 하는 연료부터 격을 달리한다. 구형은 2,000cc급 가솔린 엔진에 무단변속기(CVT)를 달고 도로 위를 질주하는 반면, 신형은 1,800cc급 디젤 엔진에 듀얼클러치 7단 자동변속기를 달고 질주 본능을 자극하지만 그래 봤자 ‘벤츠 마이비’에 불과하다. ‘마이비’라는 이름을 달기 시작하면서 모든 것이 틀어져 버린 사태. 이 사단을 어찌해야 할지….

가볍게 구형과 신형의 차이를 비교하자면 CDI를 달고 등장한 신형 마이비와의 차이 가운데 최고출력은 136마력으로 동일하지만 토크(최대 18.9㎏ㆍm →39.6㎏ㆍm)와 가속력(제로백 10.2초→9.3초)과 연비가 12.8㎞/l에서 15.7㎞로 좋아진 것이 두 제품 간의 차이다. 요약하자면 신형이 당연히 더 좋다. ‘하필이면 구형을~’이라고 해도 좋다. 그래도 필자는 신형이 아닌 구형을 통해 마이비의 상품성 검증에 나섰다. 구관이 명관이라고 그 말의 여지를 구형을 통해 찾고자 한 것. 다소 무모한 도전이라고 할지라도 이미 끝나버린 상황에서 후회는 해서 뭐할까! 거들먹거리는 잔소리는 이미 안들린지 오래, 일단 벤츠 마이비의 보고서를 전격 공개한다.



‘전혀 벤츠답지 않는 귀여운 외모’를 하고 멀티 라이프스타일 차량(MLV)이라며 새로운 장르로 등장한 벤츠의 B클래스 차량 ‘마이비’의 모델명은 B200이다. 벤츠 역사상 처음으로 헐값(?)에 가까운 무려 3,000만 원대의 초저가에 벤츠라는 이름을 달고 지난 2007년 한국에 상륙했다. 당시 ‘뭐 이런 마이비’라며 세간을 떠들썩 하게 만들 정도로 가격이 무기였는데, 마이비(My B)는 A클래스와 C클래스 사이의 라인업을 꽤차고 해치백 스타일의 콤팩트카로 구매의 주머니를 유혹했다.

한국에서 ‘벤츠’라 하면 S클래스가 보이는 웅장한 위엄을 자랑하며 동시에 값비싼 메이커라는 고정관념이 크기 때문에 가끔 B클래스를 보면 '저게 벤츠야?'라며 묻는 사람이 있을 정도인데, ‘마이비’ 는 그러한 편견의 정 중앙에 자리 잡을 정도로 전혀 대책 없다. 그래서일까 벤츠 마크를 달고 있지만, 전혀 벤츠답지 않은 스타일을 하고 있기에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뉜다.

이러한 벤츠 스러움을 찾아봤다. 자세히 보면 벤츠 스러움이 곳곳에서 묻어나온다. 라디에이터그릴, 헤드램프 및 범퍼 디자인 등 차량의 전체적인 모습이 영락없이 벤츠 스럽다. 특히 라디에이터 그릴 한가운데 커다랗게 자리 잡고 있는 엠블럼은 벤츠 다움을 가장 많이 풍기는 특징으로 스포티한 성격을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가 아닐까 하고 추정하게 된다. 그래도 이 녀석은 벤츠 가문의 피가 흐르고 있다.


# 키 큰 자동차의 비애. 예쁘지 않고
넉넉한 트렁크! 역시 패밀리카 스러운 특징
벤츠의 화려함은 온데간데없고
마이비의 수수함으로 벤츠를 포장하다.




‘마이비’의 가장 큰 매력은 가격이다. 3,000만 원 대 가격의 차량은 벤츠 역사상 듣보잡인 셈인데, 마이비를 통해 이 역사가 깨진 것. 고급스러운 S클래스만 보다가 B클래스 마이비를 보면 눈요깃감도 안될 정도로 너무 수수하고 소박하다. 심지어 실내 인테리어 조차도 전혀 벤츠답지 않기에 ‘본 차량의 상품성이 있기나 한 것일까?’라는 의문이 먼저 든다. 그 정도로 마이비의 포지션은 애매하다. 외관이나 형태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일단은 벤츠라는 이름값으로 만족하는 것이 좋다.



프런트 휀다에서부터 강하게 파낸 사이드 캐릭터 라인과 리어램프에도 벤츠의 콘셉트가 묻어나오고 휠베이스를 앞뒤로 팽팽하게 잡아당겨 외관상으로도 안정감 있는 모습을 표현한 디자인 센스도 벤츠에서만 익히 봐왔던 멋이다. 여기에 ‘벤츠’이기에 여타 동급차량보다 안정감과 승차감에서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역할을 기대할 만하다.



지금부터 마음을 가다듬고 글을 읽기 바란다. 벤츠의 저가형 모델답게 실내 분위는 흔히 생각하는 벤츠를 기대했다면 십중팔구 실망한다. 하지만 조목조목 따지면 쓸모 있는 센스쟁이다. 운전석에서 꼼꼼히 살펴보면 사치스러운 장식과 기능을 제외하는 대신 마이비가 있어야 하는 ‘엄마’ 또는 ‘패밀리카 유저’에게 어필하는 편의기능이 눈에 들어온다. 특히 여자들에게(여자를 비하하는 것이 아님을 사전에 덧붙인다) 정말 요긴한 자동 주차보조 시스템과 전후방센서, 전동조절식 시트는 기본 사양으로 떡~ 하니 자리하고 있다. 여기에 남편에게 유용한 장거리의 요긴한 동반자인 크루즈컨트롤도 있으니 기본기 하나만큼은 호화스럽다. 다만 공조 시스템과 핸들의 틸팅 기능은 수동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약과에 불과하다. 마이비의 가장 큰 매력은 크기에 있다. 마이비의 전장 전폭 전고는 각각 4,270 X 1,775 X 1,605mm, 휠베이스는 2,780mm인데, 이는 폭스바겐의 6세대 골프(4,199 / 1,786 / 1,512mm) 현대 i30(4,245 / 1,775 / 1,480mm)와 비교해서 월등히 높은 키를 자랑하며 2,780mm라는 휠베이스 수치는 한 단계 위의 C클래스보다 무려 20mm나 길다. ‘마이비’가 A클래스를 베이스로 삼은 모델이지만 네 바퀴를 모서리에 배치해 실내공간을 넉넉하게 확보한 셈이다. 역시 해치백의 강점이 공간이라면 제대로 강점을 발휘했다.


# 수수한 마이비의 흥행 포인트
거품을 뺀 기본기에 화려함이 없어도 매력적
넉넉한 실내공간은 온 가족을 다 태워도 충분
누가 3천만 원에 벤츠를 소유하리라 예상했을까!




마이비의 핵심인 심장은 직렬 4기통 2,035cc 엔진으로 최고출력 136마력/5,500rpm, 최대토크 18.9kg·m/3,500~4,000rpm을 발휘한다. 패밀리카로써의 기능은 엔진에도 녹아 있는데, 만약 사고가 발생할 경우 엔진에 충격이 더해질 경우 엔진이 차량 밑으로 떨어져 운전자를 보호하도록 설계가 되어 있다. 사고 시 앞좌석으로 엔진이 밀고 들어오는 현상을 사전에 차단하게 설계된 것인데, 좋게 말하면 안전성이 너무 뛰어나고 나쁘게 말하면 수리비가 꽤 나온다고 보면 된다.



여기에 7단 수동변속이 가능한 CVT 변속기를 장착해 제조사가 밝힌 공인연비는 12.8km/ℓ, 제로백 가속력은 10.2초를 자랑한다. 평상시 주행을 할 때에는 CVT의 특성인 꾸준한 rpm으로 가속을 해 나가고 수동변속 모드에서는 시프트 업다운시 반응이 빠른편이라 운전자에게 색다른 즐거움도 전한다. 변속레버 옆에 컴포트모드와 스포츠모드를 선택하는 조그만 버튼을 배치해 적절히 활용할 수 있게 했는데, 스포츠모드로 놓으면 변속 시점을 좀 더 늦춰 사용자의 의도를 반영할 여지를 남겼다.



CVT 변속기 하면 편견이 있다. 하지만 그러한 편견조차 무색하게 만드는 벤츠 특유의 재치가 발휘되는데 믿기 어려울 만큼 가속 시에 엔진이 겉도는 걸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직결감이 우수했고, 가속페달의 반응도 자동변속기치고는 제법 빠른 편이라 재빠르게 치고 나가는 것도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이비의 큰 키로 인해 전방 시야가 훌륭하지만 어중간한 크기의 사이드미러와 룸미러가 운전자를 상대하고 있어 약간 답답하다는 느낌이 아쉽다. 특히 운전석에서 사이드미러를 내려다보는 시트포지션은 참으로 어색하고 낯설다.



여기서 잠깐! 시트포지션과 더불어 차체가 높아 코너를 돌아갈 때 롤이 크지 않을까 우려할 수 있지만, 다행히도 위대한 메르세데스벤츠는 무게중심을 낮게 설계했다. 이의 특징으로 차량의 쏠림은 기대와 달리 크지 않아 불안하지 않으며, 차량을 크게 흔들면 ESP가 즉시 개입해 운전자의 의도를 차단하는데도 불구하고 ESP의 개입은 매우 시기적절하게 이뤄진다는 사실. 핸들링이나 승차감은 어느 하나 튀지 않고, 평범하고 무난해 편안하게 탈 수 있는 스타일인데, 이 모든 것이 벤츠 역사상 가장 저렴한 벤츠에서 나오는 기본기다.


# 벤츠 태생의 벤츠답지 않은 벤츠 마이비
잊지 말자! 이 차는 패밀리세단이라는 사실
S클래스를 기대했다면 반드시 실망하며
편리함을 추구한다면 불편함에 짜증 내리!




해치백의 든든함은 넉넉한 뒷좌석 공간에 충분한 트렁크 용량에서 비롯된다. 자녀가 많아서 차량 구매를 고민할 필요는 없다는 것. 이러한 특징은 벤츠 마이비가 달리기 위한 차량이 아니라는 의미와도 맥을 같이한다.



먼저 주행 중 70km/h로 주행하며 교차로를 진입할 때 급브레이크를 밟은 결과 앞으로 급격히 쏠리는 현상이 적었고 안정적으로 멈추는 현상 즉 제동력 부분은 흠잡을 데가 없다.그렇다고 해도 벤츠 특유의 럭셔리함과는 거리가 있기에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던 사람들의 시선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은 벤츠 같지 않는 마이비의 단점이랄까!



패밀리카라는 것을 의식하기 위함은 아니지만, 마이비는 50km/h 이상에서 급브레이크를 밟으면 브레이크등이 깜빡깜빡 점멸해 뒷차에 윙크를 한다. 차체 바닥도 남다른데, 안전을 위한 이중으로 설계된 ‘샌드위치 플로어’ 공법은 운전석이 높아진 하나의 이유이기도 한다.

‘벤츠’ 차량은 기본적으로 조용하고 정숙하고 부드럽다. 하지만 벤츠 ‘마이비’는 이러한 특징과 전혀 다르게 시끄럽고 투박하다. 다소 시승차가 초기모델인 까닭에 가솔린 기반의 2,000cc이지만 지금 몰아도 절대 부족하지 않은 운동 성능과 편안한 승차감, 넓은 적재공간 등 해당 차량이 한국에 들여온 것이 2007년이니 무려 8년이나 지난 구형임에도 결코 부족하지 않다. 종합하면 마이비는 역시 일상생활에서 주행하기에 정말 잘 맞춰 나온 차량이 확실하다. 여기에 벤츠답지 않게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기에 마음만 먹으면 My B라는 이름처럼 자신만의 B 클래스를 가지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어찌 되었건 마이비도 벤츠에서 나온 벤츠 차량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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