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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초 배우 박원상·최덕문, 늘근 도둑 이야기의 단짝

생활/문화/인터뷰/칼럼

by 위클리포스트 2011. 10. 2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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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연극배우 ]
연극 늘근 도둑 이야기의 두 히로인
배우 박원상·최덕문





- 뼛속까지 천상 연기자라는 두 배우가 말하다.
- 단짝 친구 박원상과 최덕문의 연기 인생
- 15년 우정의 마침표를 찍는 티격태격 인터뷰

글·사진 : 김현동(cinetique@naver.com)



연기를 천직으로 알고 연기를 할 수만 있다면 전단 돌리는 일도 마다치 않았던 두 사람. 어느덧 주변에서는 그 들을 연기자라고 부른다. 연기하지 않았더라면 무엇을 했겠느냐? 는 질문을 던졌더니 돌아온 대답은 “연기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곤 생각한 적이 없다”며, 자신은 뼛속까지 천상 연기자라는 얄궂은 표정을 짓는다.

일을 끝내고 들이키는 한잔 술에 세상 근심 털어버리고 언제 힘들어했느냐는 듯 밝은 미래만을 꿈꾸던 두 배우는 어느덧 연기의 맛을 알아가는 나이가 되었고 자신의 연기를 누군가가 보며, 함께 웃고 울고 떠들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뿌듯해 한다.

연극 늘근 도둑 이야기의 감초 배우 박원상과 최덕문. 연극판에서 두 사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단짝 친구로 불린다. 할인점에서 등장하는 1+1이 아닌 두 사람이 함께 있을 때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고 하여, 티격태격 벌이는 신경전에도 오히려 보는 이를 웃기는 묘한 매력을 발한다.

코믹 캐릭터와 달리 인생은 산전수전 다 겪은 두 사람. 공연 판에서 잔뼈가 굵다 보니 가끔 내뱉는 농담거리도 공연 판 이야기다. 게다가 공연을 천직으로 알다 보니 지금까지 해본 일도 공연분야에 한정됐다.

극단 차이무를 통해 본격적으로 공연계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우연이자 필연인 듯 늘 단짝처럼 얽히고설킨 관계로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오면서 배우 박원상의 곁에는 배우 최덕문이 함께 했다.



# 외모만큼이나 성격도 다른 두 배우
말 배우는 박원상, 몸 배우는 최덕문
대답하는 스타일까지 묘하게 다르다.



두 사람은 외모만큼이나 성격도 다르다. 심지어 말하는 스타일까지 닮은 구석이라곤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그런데 말을 하다 보니 각기 다른 묘한 매력이 풍긴다. 자신을 과묵한 남자라고 표현하는 듯 최덕문은 불쑥 던지는 질문에 돌아오는 대답이 십중팔구 단답형이다.

단짝인 박원상이 먼저 한 답변을 은근슬쩍 채가며 자기 것으로 돌리지만, 마찬가지로 단답형이다. 무대 위에서 발휘하던 현란한 입담만 재현해도 좋으련만, 기대엔 좀처럼 부응치 않는다.


이를 보다 못한 박원상이 “덕문이는 몸으로 하는 것은 다 잘하고, 저는 입으로 하는 것은 다 잘하죠”라며, 각자의 분야를 단순명료하게 정리해버린다. 그러면서 기다렸다는 듯 자신만의 생각을 쏟아낸다. 너무도 과묵한 남자 최덕문. 반면 너무도 말이 많은 배우 박원상. 너무도 다른 두 사람은 서로의 결점을 잘 알기에 잘 책임지며 돋보이는 길을 택한 듯싶다.



# 입단 동기로 만난 두 사람
어느덧 15년 우정
브라운관에서 무대까지 종횡무진



여느 남자들의 우정이 그렇듯 박원상과 최덕문 두 사람도 술을 마시다가 같은 또래라는 것을 눈치챘고 친구 하기로 마음먹었다. 96년 입단 동기로 만나 벌써 15년이 넘는 오랜 시간 동안 한 극단 동기에 한 극단에 소속되어 있으며, 꿈 또한 차이무라는 극단이 첫 극단이자 마지막 극단으로 남는 것이라고 말한다.

혹시 너무 낮춰 말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물어봤다. 오늘 공연은 어땠냐는 질문에는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무대에서 땀을 흘리지 않는데, 오랜만에 무대에 서서 땀을 흘렸다”며, 긴장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우리가 익히 알만한 연극과 영화 그리고 TV에 출연한 중년 연기자다.


박원상 배우는 연극 비언소를 포함 영화 우리 생에 최고의 순간, 화려한 휴가, 가면 그리고 TV에는 별순검 시즌2 등 다수 활동에 참여했다. 최덕문 배우 또한 연극 비언소를 포함 영화 가면, 어쿠스틱 TV 프로그램으로는 좋은 사람, 마왕, 추노 등 무대와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뽐내고 있다.



# 농담 같은 진담.
치고 빠지는 설전에 듣는 이도 ‘긴장’
역시 차원이 다른 내공



오랜 시간 함께 지내다 보니 두 사람은 걸쭉한 농담도 자칫 기분 상할 것 같은 농담도 웃음으로 보답한다. 옆에서 보고 있으면 농담인지 진담인지 구분이 모호할 정도다. 처음 지켜보는 이라면 싸우는 것으로 알만하다. 순간순간 혀를 찌른다. 무대 위에서 잔뼈가 굵은 두 사람.

자존심을 건들 것 만 같으면서도 적당히 약 올리고 빠지는 순발력. 누가 봐도 고수다. 하루 이틀의 내공이 아닌 두 사람. 그렇게 연극판에서 잔뼈가 굵은 두 사람은 누가 뭐래도 단짝임이 분명하다.

같아 보인다는 표현에 대해 “같은 세월을 같은 곳에서 지내다 보니 같아졌다”는 말로 보답한다. 심지어 결혼식 사회까지 도맡아 해줬다고 하니, 두 사람의 우정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굳건해질 전망이다.

“덕문이는 좋은 친구예요. 차이무에 같이 입단해서 같이 지낸 동기죠. 연극을 지금까지 할 수 있게 만든 인연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연극 늙은 도둑 이야기에서는 더 늙은 도둑 역을 연기하고 있고요. 전 술을 좋아합니다. ” 박원상

“저도 원상이와 같은 생각입니다.” 좀 더 길게 표현해줄 수 있나요? “……. ” 최덕문

한편, 두 단짝 배우인 박원상과 최덕문 출연 연극 늘근 도둑 이야기는 오픈런 공연으로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 차이무극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이상우 작가, 민복기 연출로 2008년 연극 예매 순위 1위, 2009년 골든 티켓 파워상 대상을 받았다. 공연 문의는 전화 02)762-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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