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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캡티바 :: 자유로운 영혼을 만족시킬 SUV!!

자동차/시승기/리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3. 25.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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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원을 넘어버린 주유소 전광판을 지나칠 때 마다 가슴이 덜컥 주저앉는 분 많을 겁니다. 저 또한 이렇게 해서 차를 몰고 다녀야 하는지 의문이 들 때가 많습니다. 때문에 요즘 힘 좋고 연비 좋은 디젤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과거와 달리 유로5 규격을 충족해 환경세도 없어져 디젤의 경쟁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은 도로 사정이 나쁘고 오르막길도 많아서 디젤의 강점이 발휘되기 좋은 환경입니다.”

SUV에 섹시하다는 수식어까지 붙을 정도로 도심형 SUV가 주를 이룬 상황에서 남성미를 물씬 풍기는 SUV가 나타났다. 바로 쉐보레 캡티바다. 쉐보레가 지향하는 휠 아웃, 보디 인 디자인의 연장선상에 있는 캡티바의 디자인은 강인함과 단단함을 느끼게 한다.

노란 보타이 로고를 달고 새로운 심장을 품은 쉐보레 캡티바는 GM대우 윈스톰을 잇는 모델이다. 정면을 제외하면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거의 흡사해 쉽게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다. 윈스톰의 디자인이 워낙 출중한 탓에 캡티바가 그것을 물려받았다. 대신 전면 그릴을 시원스럽게 바꿨다. 쉐보레 로고를 중심으로 위 아래로 나누어진 듀얼 메쉬 그릴은 마치 아우디의 싱글 프레임 그릴을 연상시킨다.

보닛에서 시작해 A필러를 타고 넘어가는 라인과 사이드 에어벤트에서 뒤로 쭉 뻗은 사이드 캐릭터 라인이 날렵한 느낌을 준다. 사실, 사이드 에어벤트는 무늬만 있을 뿐 막혀 있어 엔진 열을 빼내는 역할을 하지 못한다. 볼륨감을 살린 휠 하우스 안에는 19인치 5 스포크 휠이 자리하고 있어 안정적인 자세를 만들어 낸다. 뒤태는 윈스톰과 달라진 부분을 찾기 어렵다. 듀얼 머플러는 여전히 멋지다. 굳이 달라진 것을 찾는다면 후방 센서가 4개에서 3개로 줄어든 정도다.

캡티바의 스마트키는 윈스톰과 똑같이 생겼다. 하지만 캡티바의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거는 순간 ‘윈스톰’이라는 세 글자가 머릿속에서 사라진다. 실내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아늑함이 느껴진다. 쉐보레가 디젤 특유의 진동과 소음을 잡기 위해 공들인 결과다. 공회전 상태에서 스티어링 휠로 전해지는 진동이 크게 줄었다. 경쟁 모델인 산타페나 소렌토보다 조금 더 정숙한 편이다. 



모델 ------------- 쉐보레 캡티바
길이 ------------- 4,670mm
넓이 ------------- 1,850mm
높이 ------------- 1,755mm
축간거리 --------- 2,705mm
공차중량 --------- 1,825kg
배기량 ----------- 2,231cc
최고출력 --------- 184마력
최대토크 --------- 40.8kg·m
변속기 ----------- 6단 자동
구동방식 --------- 전륜 또는 4륜
연비 ------------- 13.9km/L(2WD 기준)
승차인원 --------- 5~7명
가격 ------------- 2천500~3천584만 원

* 아늑하고 편안한 실내

실내는 쉐보레의 특징인 아이스블루 조명을 적용되어 차분한 느낌을 준다. 슈퍼비전 클러스터 계기판은 한눈에 잘 들어오지만 속도계의 숫자가 조금 작은 편이다.

캡티바에는 종전 윈스톰에 없던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와 경사로 밀림방지 기능이 적용되었다. 덕분에 큼지막한 주차브레이크가 있던 자리에 수납공간이 하나 더 생겼다. 가운데 있는 2개의 컵홀더는 슬라이드 방식으로 뒤로 밀면 아래에 수납공간이 나타난다.

센터페이시아 상단에 자리한 내비게이션은 SK 맵을 사용해 정확도가 크게 향상되었다.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다. 멀티미디어 시스템은 다소 정리가 안 된 느낌이지만 필요한 기능은 모두 있다. 센터 콘솔 안에 있는 USB 단자와 내비게이션 스크린 아래에 있는 SD 카드 슬롯을 통해 MP3 파일이나 동영상 파일을 재생할 수 있다. 블루투스 기능이 있어 아이폰을 연결하면 음악 감상과 핸즈 프리 통화가 가능하다.

스티어링 휠 우측에 에이컨 리모컨 스위치가 있다. 윈스톰에 없던 기능으로 바람 세기와 방향을 조절할 수 있다. 한데, 온도 조절 기능이 없어 효용성이 떨어진다.

시승차는 7인승 모델로 3열 시트까지 있다. EZ-Tech 시트백 폴딩 방식으로 한 번에 접고 펼 수 있어 편하다. 3열에 탈 때는 2열 시트 옆에 있는 레버를 당기기만 하면 된다. 3열 공간은 어른이 타기에는 다소 좁지만 중학생 이하라면 장거리 여행에도 불편하지 않을 정도다.

* 듬직한 녀석이 잘 달리네~

쉐보레 캡티바가 윈스톰과 가장 큰 차이는 엔진에 있다. 2.0L에서 2.2L로 배기량을 높인 VCDi 3세대 커먼레일 엔진은 최고 출력이 34마력이나 높아진 184마력을 내고 최대토크 역시 8.1kg·m나 좋아졌다. 현대 산타페 2.2의 최고 출력인 200마력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치고 나가는 느낌은 전혀 뒤지지 않는다.

시승차는 캡티바 LTZ 4WD 7인승 모델이다. 300km를 달리면서 고속 주행과 꽉 막힌 도심을 통과하는 시내 구간을 반복 시승했다. 시승하는 내내 캡티바의 최고 출력이 얼마인지 따질 필요가 없었다. 큰 덩치에도 가속페달에 대한 반응이 꽤 빠르다. 스티어링 휠은 아주 가볍지는 않지만 부드럽게 돌아간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h에 이르는 시간은 11초 남짓이다. 덩치에 비하면 우수한 가속 능력이다. 초반 가속보다 중반 이후의 가속이 인상적이다. 1,750rpm~2,750rpm이라는 낮은 영역에서 최대 토크를 내기 때문에 가속 페달을 깊이 밟지 않아도 힘차게 밀고 나간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반 박자 숨을 고른 다음, 쏜살같이 튀어 나간다. 레드존(4,700rpm) 바로 직전인 4,500rpm에서 변속이 이루어지고, 140km/h까지는 힘든 기색 없이 가속한다. 150km/h가 넘어가면 속도계 바늘이 더디게 움직인다.

새로운 엔진은 하이드로 매틱 6단 자동 변속기와 짝을 이룬다. 기어비가 넓어 경쾌한 출발과 고속도로에서 연비를 높이는데 기여한다. 100km/h로 정속 주행하면 엔진 회전수가 1,700rpm 정도로 낮게 유지된다. 6단 기어가 물린 상태에서 고속도로 오르막 구간을 만나거나 고가도로를 넘어갈 때 기어를 낮추지 않고 그대로 밀어 붙이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만큼 고속에서도 탄탄한 토크를 낸다는 얘기다.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감은 인상적이다. 140km/h가 넘는 속도에서 정확한 차선 변경이 가능한 SUV는 드물다. 아우디 Q7이 육중한 덩치로도 날렵하게 움직였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120km/h까지는 바람 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고 안정감 있게 달린다. 100km/h를 넘으면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리가 조금씩 들리지만 거슬리지 않을 정도다. 140km/h를 넘으면 사이드미러와 A필러에 부딪히는 바람 소리가 대화를 방해할 정도로 커진다. 고속도로에서 요긴한 정속주행 장치가 빠진 것은 아쉽지만 시원스러운 추월 가속 능력으로 아쉬움을 달래준다.

변속기 옆에 있는 ECO 버튼을 누르면 가속페달을 아무리 깊게 밟아도 엔진 회전수가 2,500rpm을 넘지 않는다. 최대 토크가 발휘되는 구간에서 변속이 이루어지면서 연료 효율을 최대한 끌어내는 설정이다. 도심 주행에서 답답하다고 느낄 정도로 더딘 반응은 아니니 ECO 모드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

총 시승한 5시간 53분 동안 평균 35km/h의 속도로 300km를 달렸다. 거친 테스트와 도심 주행 덕분에 연비는 8.5km/L를 기록했다. 공인 연비 12.8km/L(4WD 모델, 2WD 모델은 13.9km/L)에 비하면 한참 낮은 연비지만 2.0L 중형 세단을 시승했을 때와 비슷한 기록이다.

캡티바는 4륜구동 모델도 있다. 한적한 시골 굽이굽이 이어지는 곡선 도로를 달릴 때나 비포장도로에서 네 바퀴 굴림 방식의 장점이 나타난다. 다소 급하게 코너에 진입해도 휘청거리기 보다는 도로를 잘 부여잡고 빠져나간다. 덩치 큰 SUV들이 허둥대기 쉬운 구간이었지만 운전자를 불안하게 만드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코너에 진입하기 전에 풀브레이크를 여러 차례 잡았지만 브레이크가 밀리거나 약해지지 않았다. 제동력은 브레이크 페달 압력에 비례해서 높아지는 방식으로 운전자의 의도대로 차를 제어하는데 적절한 설정이다.

* 성능은 충분, 가격 경쟁력까지 갖춰

캡티바는 종전 윈스톰에서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진동과 소음 문제를 해결했다. 강인한 디자인과 아늑한 실내 공간도 경쟁 모델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도 출렁거리지 않고, 거친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잘 잡아주는 승차감은 캡티바의 경쟁력이다.

게다가 경쟁 모델보다 200만 원 정도 저렴한 가격도 매력이다. 모델별로 2천553만 원에서 3천584만 원까지 넓은 가격대를 가진 것은 쉐보레의 고육지책이다. 현대차가 콤팩트, 중형, 대형으로 나누고 투싼, 산타페, 베라크루즈를 내놓고 있는 SUV 시장에 캡티바 하나로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확히 따지면 캡티바의 경쟁상대는 산타페다. 그리고 디자인과 실용 구간에서의 탄탄한 가속력, 코너에서의 안전성에서 경쟁상대를 앞서고 있다.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 다만, 캡티바를 평가할 때 윈스톰을 떠올리지는 말라고 충고하고 싶다.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해 보이지만 속이 놀라울 정도로 업그레이드되었기 때문이다. / writtened by 황영하 ⓒ포스트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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