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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앙상블 김진만 대표 “작품의 기본은 소통”

생활/문화/인터뷰/칼럼

by 위클리포스트 2011. 10. 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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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오는 4월 5일부터 앙코르 공연에 돌입합니다. 정재진, 박상협으로 구성된 기존의 두 파트너 체계에 민경진 배우가 합류하는 것이 달라진 점이죠. 두 배우가 이뤄낸 공은 큽니다. 노인과 바다를 빛내주었다면, 이제는 색이 다른 파트너가 추가되면서 개성이 뚜렷한 노인과 바다로 완성될 것입니다.” 연극 노인과 바다의 각색과 연출을 겸하고 있는 극단 앙상블 김진만 대표가 입을 열었다. 

  / 극단 앙상블 김진만 대표 명함에는 다섯 가지 직책이 적혀있다. 작가, 연출가, 한가락예술단 예술감독 그리고 2인극 페스티벌 집행위원장이라는 역할을 겸하고 있다. 23년간 공연계에 몸 담은 그도 아직 배울것이 많다는 무대.

2011년 올해의 젊은 연극인 상을 수상한 김진만 대표는 무려 23년간 공연계에서만 잔뼈가 굵은 연극인이다. 20대에 공연계에 입문해 반평생을 공연에 미쳐 살아온 그에게는 숫한 상처와 경험이 유일한 재산이다. 젊은 시절의 학구열까지 접어가면서 오랜 시간 공연을 천직으로 여겨온 그가 최근 대학원에 진학하는 등 부족한 지식을 쫒는 것 또한 공연을 제대로 하기 위함이다. 몸에 배인 동물적인 감각이 그를 이끌어 왔지만, 제대로 기반을 다져 후배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구축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렇게 외길 행진을 걸어온 그에게 붙은 팻말은 가짓수만도 다섯 가지. 대외적으로는 극단 앙상블의 대표 직책을 맡고 있으며, 작가와 연출가도 겸하고 있다. 여기에 한가락예술단의 예술 감독이면서 국내 공연업계에 일조하고 싶으며 동시에 후계자 양성이라는 큰 품을 그리기 위해 행동을 옮긴 11년 노력의 결실인 2인극 페스티벌 집행위원장 역이다.

맡은 직책만큼이나 무거운 책임이 따르기에 늘 신중하다는 김 대표는 인터뷰 내내 행동으로도 오랜 연륜을 입증했다. 다양한 직책에도 작가 겸 연출가를 본질적으로 추구했다는 그에게 철학은 확실하다. 작가 겸 연출가는 창작활동을 하는데 삶의 에너지원이며 존재하는 이유라면, 극단의 대표이며 집행위원장, 예술 감독 등의 직책은 자신이 짊어져야 할 무한한 책임이라는 것.

| 23년의 열정 쏟아낸 작품, 노인과 바다

“투자한 기간만 5년입니다. 원고만 6고가 나왔으며, 7고를 기반으로 앙코르 공연에 돌입합니다. 초연공연에 단독캐스팅이라는 도전도 감행했습니다. 함께 땀 흘리고 연구하며 노인과 바다를 빛내준 정재진, 박상협 두 배우가 아니었다면 이룰 수 없었던 성과입니다. 꿈에 그리던 오픈런 공연. 작품을 개발하는 한 명으로써 지속적인 공연을 통해 더 많은 관객과 소통할 수 있다면 이 보다 더 좋은 행복은 없을 것이라 봅니다. 동시에 오랜 결실을 거두었으니 무슨 단어로 표현하겠습니까!” 김진만 연출의 소망은 소박하다.

공연을 특별한 행사로 치부하기 보다는 모두가 공감하는 모두와 소통할 수 있는 공연을 만들어 관객을 마주하겠다는 것. 하지만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오랜 시간 사랑받을 수 있는 무대를 여는 것이다. 이 같은 바람이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연극 노인과 바다는 앙코르 공연을 앞두고 또 한번 대대적인 보완작업에 들어간다. 오는 4월 3일 1차 공연을 마치고 업그레이드된 2차 공연이 4월 5일 시작된다.

지루하다는 편견이 곁들어진 원작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고, 짧은 시간 안에 소설의 모든 것을 전달하기 위해서 수많은 시도와 도전을 감행했다는 김 대표. 원작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본질을 지키고 동시에 무대언어로 효과적인 표현을 하기 위해 수정하고 또 수정하고 그런 과정이 작품이 무대에 오른 지금도 진행 중이다.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르지 않겠냐는 것이 김 대표의 주장이다.

그럼에도 모두의 의아함을 사게 한 김 대표의 결정도 있다. 최근 공연계는 디지털 영상기술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선을 집중시키는 다채로운 효과를 통해 영화나 영상을 통해서만 접할 수 있는 현실감을 극대화시키겠다는 의도다. 반면 김 대표의 오랜 결실인 연극 노인과 바다는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무대 언어만 등장한다. 바다위에서 맹렬히 싸우는 노인의 행동거지에 걸맞은 상어의 등장과 상어의 이빨에 난도질당해 처참하게 찢겨진 물고기의 형체 모두 손으로 직접 만들고 고안한 것이다.

이는 김 대표의 의도와 연관된다. “허름하고 경제적으로 궁핍한 노인. 고기를 잡을 수 있는 수많은 기술과 경험 말고는 가진 게 하나도 없는 노인을 주변에서는 재수 없다고 피하잖아요. 게다가 소설에는 부유하지 않는 가난한 어촌이라고 배경이 설명됩니다. 이 모든 것을 조합했을 때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방법이 맞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소품부터 의상 콘셉트 모든 것에서 작품에 대한 이해와 공감대를 형성될 수 있는 연장선이라고 봤을 때 화려한 효과는 어울리지 않다고 결정지었습니다.”

공연계가 자신의 체질이며 천직이라고 여긴 김진만 대표. 적게는 5년부터 많게는 11년까지 적잖은 시간을 투자하며 완벽에 완벽을 기하고 있다. 동시에 후배 양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으며, 남들이 시도하지 않는 소재를 통해 작품을 등단시키는 노력도 마다 않는다. 김 대표는 내년 패션쇼를 소재로 한 새로운 공연을 시도한다. 이어 전통 연희와 스포츠 그리고 문화로써 가치를 지닌 씨름이 모티브인 퍼포먼스 씨름도 선보일 계획이다. 물론 그의 오랜 결실인 연극 노인과 바다 또한 머지않아 뮤지컬로 우리 곁에 돌아올 전망이다.

ⓒ글·사진 김현동 cinetiq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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