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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Y DEV-5 :: 본능을 일깨우는 몰카용 쌍안경

IT/과학/행사/취재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1. 16.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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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Y DEV-5’ 숨겨진 본능을 일깨우는 몰카용 쌍안경
쌍안경 + 캠코더... 결과물은 쌍코더?
 
 
중요한 장면이나 순간을 먼 곳에서 바라보는 것은 참기 어렵다. 특히 공연이나 콘서트 같은 곳에서는 더하다. 비싼 비용을 들여 왔는데(물론 R이나 S석 보다야 저렴하겠지만...) 정작 먼발치에서 구경하는 것 자체가 손해 아닌가? 그렇다고 촬영이 자유로운 것도 아니기 때문에 마치 나는가수다의 청중평가단이 출연 가수의 감동적인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릴 수준의 경지가 아니라면 먼 곳에서 육안으로 감동을 맛본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이런 상상을 혹시, 한 번은 해본 적 있을 것이다. '먼 곳을 볼 수 있는 것에 녹화 기능이 있는 카메라가 있다면...' 하는 작은 소망 같은 것 말이다.

그 꿈을 이뤄줄 제품이 나왔다. 새로워 보이는 것은 무조건 시도하고 있는 소니에서 쌍안경과 캠코더를 합체(?)시킨 DEV-5가 그 주인공이라 하겠다. 먼 곳을 볼 수 있는 쌍안경에 녹화 기능을 갖춘 핸디캠을 과감하게 붙였다. 감상과 녹화가 동시에 이뤄지는 마법같은 이야기가 현실이 된 것이다.

하지만 명심할 것이 있다면 DEV-5는 소니가 처음 시도하는 제품이라는 점. 항상 소니는 첫 제품은 임팩트를 주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그저 그런 경우가 많았다. 과연 이 제품은 드래곤볼에서 손오공과 베지터가 퓨전해 ‘베지트’가 된 것처럼 큰 힘을 가지고 있을지, 영화 ‘인간지네’처럼 혐오감을 줄지 조심스레 그 뚜껑을 열어보자.

● 쌍안경 + 캠코더... 결과물은 쌍코더?

디자인을 보건데 거의 쌍안경에 가깝다. 크기는 모든 돌출부를 포함해 길이 270mm, 폭 166mm, 두께 120mm로 작지는 않다. 무게 또한 기본 제공되는 배터리(NP-70)을 포함하면 1.3kg에 달하므로 한 손으로 쓸 생각은 절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물론, 조작 자체도 두 손으로 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으니 가급적이면 양 손으로 안전하게 파지해 쓰는 것을 권한다. 정 한 손으로 쓰고 싶다면 헬스클럽에서 아무 덤벨이나 약 1시간 이상 들고도 팔이 떨리지 않는다면 그 때 도전해보자.


다시 디자인을 보자. 아무리 봐도 영 정이 가는 모양새는 아니다. 그리고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모양새다. 아!! 생각났다. 남자들... 특히 최전방 철책 부대를 나왔다면 이 형태는 많이 경험해 봤으리라. 마치 군용 망원경 또는 적외선 투과 장치에서 크기를 키워 놓은 것과 비슷하게 생겼다.(맙소사)

과거의 추억을 뒤로 하고 이제 곳곳을 살펴보자.



측면은 제법 쌍안경 같이 생겼다. 그립은 두툽하고 둥글게 되어 있어 손에 쥐어도 이질감이 없으며 고무 재질로 마감돼 있어 잘 미끄러지지 않는다. 손이 큰 남성이나 손이 작은 여성이나 쓰는 데 큰 무리가 없지 않을까 싶다. 아, 여성은 버튼 조작이 약간 버거울 수 있다. 그립부에는 충전을 위한 어댑터 연결 단자와 외부 마이크 연결 단자, 출력 단자 등이 자리하고 있다. 당연히 덮개로 열고 닫을 수 있다.

전면은 뭔가 변태스러운 느낌이 살아난다. 분리된 두 개의 렌즈가 아닌 소니 3D 핸디캠 렌즈부를 화끈하게 붙여놓은 덕이다. 하지만 3D 동영상을 찍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정도 이질감은 참아주자.

렌즈는 소니 핸디캠에서 늘 쓰는 G 렌즈를 장착했다. 줌 배율 x0.9-x10 상당으로 조리개 값은 F1.8-F3.4다. 최소 초점거리는 2D일 경우에 1cm(광각)~80cm(망원), 3D일 경우에 80cm~7.5m다. 디지털 줌은 최대 2배까지 지원하기에 최대 20배 줌을 지원하게 된다. 하지만 늘 덧붙이는게 있다면 '디지털 줌은 쓰레기니까 가급적 비추'다.


후면은 그냥 쌍안경이다. 가운데에는 영상을 찍을 때 피사체의 초점을 수동으로 맞출 수 있는 다이얼과 당신의 미간에 딱 맞출 수 있도록 조절하는 다이얼이 위치한다. 뷰파인더 부를 돌리면 디옵터를 조절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냥 쌍안경 조작하듯 만지면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버튼 인터페이스는 역시 소니답게 구색은 잘 갖춰져 있다. 조작 시에 큰 불편은 없게 끔 다양한 기능 버튼을 배치하고 있다. 남성이라면 십자 버튼을 빼고 대부분 쉽게 조작할 수 있을 것이며, 여성이라면 줌 조절 버튼과 녹화 버튼을 제외하면 다루기 어려울 것이다.

왜냐고? 남성과 여성에게 DEV-5를 쥐어주고 한 번 조작해 보라고 했기 때문에 어느정도 알고 있다. 솔직히 저 십자 버튼은 왜 달았는지 모르겠다. 저 버튼을 빼고 하단에 다이얼 같은 것을 얹어 메뉴를 조작하게 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쌍안경도 캠코더도 아니다. 여기까지 보면 위에서 언급한 인간지네 같다.(영화는 비추한다. 정말 끔찍해서...) 하지만 정작 써보면 디자인에 대한 아쉬움은 어느정도 상쇄된다. 다른 사람들도 이 제품을 그냥 쌍안경으로 인지하기 때문에 그냥 조금 덩치 크고 이상한 쌍안경 정도라고 생각해주자.

● 성능이요? 그냥 핸디캠입니다... 3D 핸디캠...

성능이 궁금해서 냉큼 찍어봤다. 일단 이 제품을 접한 약 10여 명의 남성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왜냐고? DEV-5에서 남자의 숨겨진 로망을 봤기 때문이리라... 그것이 무엇인지는 굳이 말하지 않겠다.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동영상을 촬영했을 때, 정말 예상 외로 만족감이 높았다. 쌍안경의 성능에 캠코더 기능이 제법 유용했다. 단연 소니가 최근 내세운 아이디어 제품 중 DEV-5는 최고라 꼽을 정도다. NEX-VG 시리즈하고 쌍벽을 이룰 정도다.

캠코더 성능. DEV-5는 두 개의 G렌즈와 두 개의 비욘즈(Bionz) 엔진, 두 개의 710만 화소 엑스모어(Exmor) R 이미지 센서가 결합된 형태다. 3D 촬영도 된다. 초당 60프레임의 풀HD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고 5.1채널 음성 녹음까지 가능하다. 촬영한 곳의 정보를 기록하는 GPS까지 있어 활용도가 높다. 어디서 몰래 찍었는지 기록할 수 있다는 얘기다. 디지털 줌이 적용된 결과물 자체는 무난하다.

촬영만 3D로 지원하는게 아니라 두 뷰파인더로 보는 영상도 3D로 보여진다. 그러나 전자식이기에 장시간 바라보면 눈이 다소 피로해지는 아쉬움이 있다. 이 부분은 향후 개선을 했으면 좋겠다.


배터리도 예상 외다. 군납용을 염두에 뒀을까? 기본 제공되는 배터리(NP-FV70)으로 2D모드 녹화 시에 약 3시간 가량을 쓸 수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감상만 할 경우에는 5시간 조금 안되는 시간이 필요했다. 이 제품은 대용량 배터리도 쓸 수 있어 이를 활용할 경우, 사용 시간이 크게 늘어난다. 잦은 야외활동이 있는 사용자에게 알맞을 것으로 보인다.

DEV-5의 활용 범위, 촬영이 제한되는 장소에서 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크다. 설마 여기에 녹화가 될 것이라고 상상도 못할테니까. 적어도 이 제품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말이다. 콘서트장이나 뮤지컬 등 제한적인 장소에서는 확실히 빛을 볼 법하다. 하지만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바로 이런 것들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도촬... 같은거 말이다.

● 당신의 변태 욕구를 채우기 위해 이 제품을 구매하지 않기를...

DEV-5는 모처럼 소니가 잘 만든 요상한 제품이라는 점은 인정해야 할 듯 싶다. 물론 첫(!) 제품이라 아쉬운 부분이 제법 많다. 그래서 DEV-5를 처음부터 적극 권하고 싶지 않다. 언젠가 또 선보일 DEV 후속작을 기다려보자. NEX-VG10의 아쉬움이 VG20에서 어느정도 해소된 것 처럼, 이 제품 또한 그렇게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소니는 항상 그래왔으니까.

이 자리에서 소니에게 부탁하건데, 제발 전자식 뷰파인더는 어떻게 좀 해줬으면 좋겠다. 전자식 뷰파인더가 갖는 숙명인 피로감, 약 30분 보고 있으면 피로가 몰려오기에 이를 충분히 감안해야 소중한 눈을 보호할 수 있다. 차라리 광학식/전자식을 선택할 수 있게 하거나 광학식을 굳이 쓰려 한다면 이를 극복해야 할 것이다. 나는 이 물건을 만든 개발자가 두 눈 부릅뜨고 1시간 이상 연속 촬영 가능한지 보고 싶다.(진심)

나는 이 제품이 정말 필요하다! 없으면 미칠 것 같다면 말리지 않겠다. 단, 그 정력을 엄한 곳에 쓰지 않기를 바란다. 소니가 이걸 가지고 맞은편 아파트에 사는 아가씨의 은밀한 생활을 구경하라고 만들지는 않았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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