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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울고 있나요?

생활/문화/리뷰

by 위클리포스트 2011. 12. 10.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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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경의 치유, 모노 뮤지컬
서로 다른 관점의 사랑

‘몸이 아프면 약이라도 먹을 텐데, 마음의 상처에는 어떤 처방전에 있을지……. 누구도 상처받고 상처 주고 싶은 사람은 없지만, 상처 때문에 힘들어 하는 사람은 많다. 상처 때문에 힘들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에게 추천하는 모노 뮤지컬 ‘당신도 울고 있나요?’가 배우 김선경, 장준휘와 함께 무대 위에 올랐다.

누구나 사랑을 꿈꾸지만, 정작 사랑이라는 것이 다가 왔을 때 대처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 이는 사랑을 해본 사람만이 아는 불변의 진리다.

사랑을 내 것으로 만드는 이가 있는가 하면 사랑 때문에 더 큰 상처를 입고 생채기가 아물기도 전에 더 큰 아픔을 겪는 이도 있다. 혹자는 말한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고.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현명한 방법은 아프지 않고 성숙할 수 있는 것이다. 과연 말처럼 쉬울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사랑이란?’ 결코 책속에 나온 문구처럼 간단하지 않고, 수학에 나오는 검증된 공식 대로 풀어나간다고 해서 성취할 수 있는 것만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사랑을 간절히 바라지만 이루지 못하고, 그 과정에서 좌절의 아픔을 겪기도 한다.

혹 당신도 사랑 때문에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아픔을 가지며 혼자서 속만 태우며 앓고 있지는 않나요?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답답한 심정 털어놓고 싶지만 차마 말하지 못하고, 소주 한 잔에 삭힌 경험 한 번쯤 있지 않나요? 듣기 싫은 소리 까지 들어야 하는 이유를 단지 귀를 2개로 만든 조물주에게 탓하지는 않았나요?

행복은 나누면 두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절반이 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에 기초해서 뮤지컬 배우 김선경은 모든지 살면서 겪으며 닥쳤던 모든 문제점을 혼자가 아닌 함께 토론하고 나누며, 아픈 상처를 감싸고 치유하자고 강조한다.

“지금 소리 없이 마음속으로만 울고 있는 당신. 언제까지 그렇게 혼자서 울고만 있을 건가요? 우리 같이 치유해요” 뮤지컬 ‘당신도 울고 있나요?’ 속에는 이에 대한 해답이 담겨 있다.


각기 다른 남녀가 서로 다른 경험담을 가지고 사연을 보냈다. 막이 오르고 DJ는 엽서에 적혀진 사연을 읽어 내려간다.

젊은 남녀의 사랑해서 헤어져야 했던 어쩔 수 없는 아름다운 이야기부터 돈 때문에 접근했던 제비에 농락당한 복부인, 그리고 첫눈에 만나 결혼에 이르지만 콩깍지가 벗겨지는 순간 서로에 대한 관심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린 젊은 부부.

가정 폭력에 진저리난 남편을 마음속에 진작 묻었다는 한 많은 여인, 바람난 남편을 못내 용서하지 못하고 떠나보내야 하는 여인의 슬픈 사연 마지막으로 자식이기에 가능했던 어머니의 애절한 이야기 까지.
엽서에 적힌 짧은 스토리를 DJ가 하나 하나 읽어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야기가 1시간 30분간 펼쳐진다. 때론 웃음을 그리고 눈물을 자아내게 하며 관객을 연극 속으로 점점 빠져들게 만든다.

하지만 연극이 공통적으로 남겨주는 주제가 있다. “이 시대 여성과 남성, 서로 다른 관점의 사랑, 헤어짐, 상처를 감싸 안아 줄 무언가?” 바로 연극이 말하는 타이틀과 일맥상통한다.

김선경의 치유 뮤지컬 ‘당신도 울고 있나요?’라는 제목이 그 이유다. 너무도 흔한 사연이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막이 하나하나 오르며 사연이 하나하나 실마리처럼 풀어 가는 과정에서 관객 스스로도 모르게 ‘아~ 나도 저런 경험 있었지’ 하며 반사적으로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일부는 안타까워하며 눈물을 흘리고, 젊은 연인들은 서로의 손을 꼭 잡고 사랑을 다짐하곤 한다. 연극에서 소개된 사연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닐 수 있다는 것. 바로 이 연극이 너무도 절실하게 다가오는 주제로만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바로 뮤지컬 배우 김선경의 삶에 담긴 아픈 이야기들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혼자서 1인 8역을 다 해가는 배우 김선경. 초반에 DJ로 등장하고 젊은 연인으로 유부녀로, 마지막에는 자식만을 바라보며 살아오신 우리들의 어머니 역할까지. 그리고 상대배우인 장준휘와의 호흡이 총 7편의 사연을 통해 차분히 그려나간다.

특히 마지막에 단칸방에 살면서 하나 밖에 없는 아들에게 전세 보증금까지 빼내어 송금해주고, 도박으로 날리고 돌아온 아들에게 “괜~찮다. 괜~찮아” 하며, 다독거리는 장면이 나올 때는 모두의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뒤풀이 공연도 흥미롭다. 총 1시간 30분 진행되는 본 공연 뒤에 펼쳐지는 마지막 30분은 공개방송으로 바뀌는 새로운 재미를 더한다. 마치 공개 방송 현장에 온 감동을 전달하는 뮤지컬 ‘당신도 울고 있나요?’

매 회를 거듭할수록 입소문을 타면서 전석 매진 기록을 기록하고 있다. 때로는 김 씨와 절친한 배우들이 직접 출연해 자신의 사연을 공개하고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입소문을 난 지금은 관객이 직접 객석으로 나서 사연을 털어놓고 조언을 요청한다고.

특히 마지막의 뒤풀이 공연은 관객 혹은 배우가 직접 참여해야만 가능하기에 기존의 관람만 하던 뮤지컬이 아닌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상처를 감싸 안아줄 김선경의 치유(治癒) 모노 뮤지컬 ‘당신도 울고 있나요?’

마음속에서만 담겨 놨던 차마 말하지 못했던 고민을 털어놓고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치유(治癒)받는 이색 평가를 받고 있다니 상처 많은 청춘이라면 더욱 권장되는 작품이다.

김현동 cinetiq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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